재정경제부가 10일 발표한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와 ‘2025년 연간 국세 수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37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7조4000억원 늘었다.
세수를 불린 것은 법인세 효과가 컸다.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8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1000억원(35.3%) 증가했다. 전년도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부과되는 법인세가 늘어난 것은 기업 이익이 크게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2024년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106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7조5000억원(174.4%) 증가했다.
법인세와 함께 3대 세목에 들어가는 소득세 수입은 130조5000억원으로 13조원(11.1%) 늘었다. 사용근로자 수가 지난해 1663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28만3000명(1.7%) 증가하는 등의 영향이 작용했다. 여기에 해외주식 투자 수익이 늘면서 양도소득세가 19조9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조2000억원(19.9%) 늘었다.
3대 세목의 하나인 부가가치세 수입은 79조2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3.7%)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이 늘면서 부가세 환급이 불어난 영향이다. 상속·증여세의 경우도 16조5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조2000억원(7,7%) 증가했다. 2024년 사망자수가 35만86000명으로 6100명(1.7%) 늘어난 영향이다. 종합부동산세는 4조7000억원으로 5000억원(11.2%) 불어났다.
지난해 세수는 불었지만 2025년 본예산 당시 산출한 세수(382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8조5000억원이나 적었다. 정부가 전년에 예산안을 짤 당시 예상한 세금보다 약 9조원가량이 덜 걷혔다는 의미다. 정부는 2023~2025년 3년 연속 세수 결손을 기록한 것이다.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이던 세수 결손 규모는 2025년 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세수 여건이 개선되면서 결손 규모는 줄었다.
강윤진 재정경제부 국고정책관은 “지난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세입 경정을 통해 국세 수입을 372조1000억원으로 수정했다”며 “국회에서 승인받은 세입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실제 세수는 1조8000억원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과정에서 세입 경정을 통해 2025년 국세수입을 382조4000억원에서 372조1000억원으로 줄이기는 했다. 세입 경정이란 세입이 부족하거나 넘칠 때 세입 예산을 수정하는 작업이다. 이 경우 지난해 세수는 추경 당시 정부 예상보다 1조8000억원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재정당국의 세수 예측 능력은 본예산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세입 경정 자체가 정부의 당초 세수 전망이 빗나갔음을 의미하며, 세수 부족 시 추가 국채 발행 등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수 결산은 본예산 기준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게 맞다"며 "세수 추계 당시 어떤 추산을 잘못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추계 분석을 고도화해야 하는지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세수 오차율(전체 세수 대비 세수 결손 규모)이 2.3%로 매우 낮은 만큼 큰 오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세수 추계는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1조3000억원, 52조6000억원의 초과 세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2023~2025년에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등 5년째 세수 예측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올해도 벌써부터 초과 세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뜀박질하면서 법인세 세수가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세수 예측 오류가 반복될 경우 재정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수 결손이 이어지면 적자 국채 발행으로 국가채무와 이자 부담이 늘고, 반대로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추경 편성을 통한 선심성 지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정책관은 "추경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예산 집행 초기인 만큼 차질 없는 재정 집행에 주력하고,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익환/이광식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