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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금융 기관들에게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이 소식에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도 떨어졌다. 주식, 금, 암호화폐는 일주일 넘게 급격한 변동을 보인 후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한데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변동성과 집중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며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게 보유량을 줄이도록 지시했다. 이 지침은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국 국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소식에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3베이시스포인트(1bp=0.01%) 오른 4.23%를 기록했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0.3% 하락한 97.331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소식통은 최근 몇 주사이 이 지침이 중국내 최대 은행 몇 곳에 구두로 전달됐으며 이는 미국 국채 보유량이 은행들을 급격한 시장 변동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다른 국가 정부와 펀드 매니저들이 미국 국채와 달러화에 대해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에 우려를 제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지정학적 전략보다는 시장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차원이며 구체적 규모나 시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르면 4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만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에 대한 미국 국채 관련 규제 지침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전에 나왔다.
중국 국가 외환 관리국 자료에 따르면, 9월 현재 중국 은행들은 약 2,980억 달러(약 437조원) 상당의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미국 국채가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도이체방크의 한 분석가는 유럽의 자산운용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인수 시도에 대응해 미국 자산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 통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유지에 대한 우려로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말 달러화의 최근 하락세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화가 2022년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일조했다. 낮은 금리와 재정 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 또한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일시적 매도세가 있었지만, 지난 해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미국 국채는 선진국 시장의 다른 국채들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일부 투자자들이 미국채에 대한 "조용한 매도"를 언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미국채에 대한 공황 징후는 거의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채 변동성 지표는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재무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1월에 사상 최고치인 9조 4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미국채 보유량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해 왔다. 한때 세계 최대 대미채권국이었던 중국은 2019년 일본에, 지난해에는 영국에도 그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왔다. 미국채 보유량은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거의 절반으로 줄어 작년 11월에는 6,83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BNY의 수석 거시 전략가 인 제프 유 는 "현재로서는 글로벌 준비 자산으로서 신뢰할 만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국채 배분액의 72%가 미국 국채이고 유로존은 11%에 불과하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보유 자산의 일부를 유럽의 수탁 계좌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감소폭은 더 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 수탁 계좌를 포함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벨기에는 2017년 말 이후 미국 국채 보유량이 4배 증가하여 4,810억 달러에 달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