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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금에 강남역도 '텅텅'…10년 만에 '초유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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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금에 강남역도 '텅텅'…10년 만에 '초유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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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원래라면 이 시간에 손님으로 차 있어야 하는데, 우리 매장은커녕 길거리에도 사람이 없습니다."</i>

    금요일인 지난 6일 오후 6시경 강남역 일대는 예전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한때 '불금'(불타는 금요일)엔 직장인과 대학생들의 약속 장소로 북적이던 이곳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불금보다 '얼어붙은 금요일'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활기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이웃들이 가게를 접는 20년 동안 자리를 지킨 한 유럽풍 술집의 분위기도 급변했다. 이 매장 관계자는 "과거 2.5회 돌던 회전율이 이제는 한 바퀴 남짓"이라고 하소연했다.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자영업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외식업 폐업률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폐업 점포 수가 신규 점포 수를 넘어선 현상도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 침체 장기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5년째 폐업률 상승
    9일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의 최근 10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식업(일반·휴게 음식점) 폐업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늘어난 11.5%로 집계됐다. 외식업 폐업률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째(2020년 8.2%→2021년 8.3%→2022년 8.8%→2023년 10.1%→2024년 11.0%) 조금씩 상승해 최근 10년 동안 최고치로 집계됐다.

    폐업률은 따로 발표되는 통계가 아니다. 한경닷컴은 폐업률을 파악하기 위해 폐업 업체 수를 작년에 영업한 총 업체 수(영업+폐업업체)로 나누어 계산했다. 자영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의 폐업률은 전반적인 자영업 경기 추세를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일반·휴게 음식점에는 한식·중식·일식·분식·커피전문점 등 대부분 외식업종이 포함된다.


    폐업률은 낮다고 무조건 좋다고 해석하진 않는다. 불경기에 출구 전략이 없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폐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신규 영업 점포 수보다 폐업 점포가 많아지는 현상이 2년째(2024년 인허가 10만2536곳·폐업 10만9949곳, 2025년 9만7296곳·폐업 11만4159곳) 이어지면서다. 그전까지는 매년 폐업 건수가 인허가의 80~90% 수준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폐업 건수가 인허가 수를 앞선 것은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 영향을 받은 2008년 정도다.



    실제 현장 곳곳에서는 침통함을 넘어서 참담한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강남역 인근 한 이자카야 관계자는 "팬데믹 지나고 1년은 잘됐으나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금요일이나 주말은 그나마 사람이 있지만 평일에는 손님이 아예 없는 날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대 음식점에서는 저녁뿐 아니라 점심 손님마저 확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 분배 불균등인가 불가피한 조정인가
    정부의 소비 진작책에도 자영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서 지난달 28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호남권을 제외한 수도권·동남권·충청권·대경권·강원권·제주권 경기(생산·소비·고용 등)가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소비쿠폰 지급 등 정부 정책 효과가 전 권역에서 나타나며 소비 심리가 회복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폐업률 증가세와 더불어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급감했다. 지난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는 562만명으로 2024년 대비 3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국가데이터처 지표상 드러났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자영업자가 7만5000명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소비쿠폰이 추가 악재를 완충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효과가 일시적이었을 수 있고, 전반적인 수혜보다는 분배 불균등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누적된 자영업 과잉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정 국면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 '퇴로' 있으면 그나마 다행

    한은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107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이 이 가운데 약 36%를 차지해 은퇴 후 고령층의 취약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 대출 연체율은 1.76%로 장기평균(1.41%)을 웃돌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다중채무와 저소득 조건이 겹친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09%(비취약 자영업자의 22배)까지 급등해 경기 침체 국면 속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자는 누적 17만4673명, 채무액은 27조7327억원에 달했다. 1년 새 신청자는 7만1015명, 채무액은 11조22억원 급증했다.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사업을 영위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 제도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폐업을 할 수 있으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폐업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 퇴로마저 없는 경우도 허다한 탓이다. 지난해 3월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 이후 폐업 소상공인 820개 사를 조사한 결과, 평균 폐업 비용은 2188만원에 달했다. 폐업 절차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생계유지 방안 마련(31.1%)이 가장 많았고, 권리금 회수와 업체 양도(24.3%), 대출금 상환(22.9%) 등 순이었다.

    전문가는 고조되는 자영업 위기가 구조적 경기 침체에서 비롯됐다면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 경제성장률 1%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포함해 우리 역사상 다섯 번째로 낮은 수치"라며 "물가는 2%씩 오르는데 실질 성장률은 1%에 불과해 소득이 물가 상승만큼 오르지 않으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고 특정 산업에만 의존하는 구조라 정부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소비 쿠폰 같은 일시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있어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보/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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