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당국이 한국 업체가 공급한 생굴과 관련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례가 잇따르자 해당 제품의 수입과 유통·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더 스탠더드 홍콩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식품환경위생부(FEHD) 산하 식품안전센터(CFS)는 최근 한국의 한 업체가 공급한 생굴에 대해 자국 내 수입과 유통, 판매를 즉각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튿날에는 홍콩 기업 두 곳이 수입한 생굴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적용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홍콩 내에서 생굴 섭취와 관련된 식중독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CFS는 질병보호센터(CHP)의 통보를 받은 뒤 관련 식당과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역학조사와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최근 발생한 식중독 사례들이 특정 한국 업체가 공급한 생굴 섭취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CFS 대변인은 "최근 접수된 식중독 사례와 관련해 식당과 공급업체를 조사한 결과 해당 한국 업체가 공급한 생굴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며 "예방 차원에서 해당 제품의 홍콩 내 수입 및 유통·판매를 즉시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문제 된 생굴을 취급한 식당과 공급업체에도 즉각적인 공급·판매 중단을 명령하고, 현재 시장 내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남아 있는 재고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도록 경고했다. 아울러 관련 사실을 한국 정부에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홍콩에서는 식중독 발생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주 평균 식중독 발생 건수는 4건으로, 지난해 12월 주 평균 1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첫 5일 동안에만 16건의 식중독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접수된 식중독 사례는 총 23건으로, 이 가운데 20건이 노로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57명이며, 이 중 5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실제로 28~38세 사이 남성 1명과 여성 3명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샤틴 인근 뉴타운플라자의 한 식당에서 식사한 뒤 20~42시간 후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 검사 결과 이들은 모두 노로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역학조사에서 한국 업체가 공급한 생굴을 섭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CFS는 굴의 특성상 병원체가 축적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CFS 대변인은 “굴은 대량의 바닷물을 여과해 먹이로 삼는 특성상 오염된 해역에서 자랄 경우 바이러스와 세균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며 “임산부, 영유아,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 등 취약 계층은 생굴이나 덜 익힌 굴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력이 뛰어나고 소량만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겨울철 집단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와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