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1차 가동중단 때 아차 싶었죠. 자동생산 기계를 직접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산업용 보건마스크 전문 제조사 에버그린의 창업주인 이승환 대표는 지난 6일 경기도 의왕 본사에서 “무차입경영, 자동생산 기계 직접제조 등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오롱에서 섬유 기술판촉 등으로 20년 근무했던 그는 2006년 경기도 안양에 공장을 세우며 마스크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먼지, 유해물질, 냄새 등을 막아주는 산업용 방진마스크는 품질은 기본이고 가격도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그래서 남한의 10분의1 수준이던 북한 인건비에 기대를 걸고 2007년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안양 공장의 10분의 1 수준인 2개 생산라인만 들고 올라갔다”며 “2013년부터 기계 설계제조 전문인력을 고용해 마스크 제조기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현재 70% 자동화까지 왔다”고 했다.
의왕 본사 공장에선 마스크 원단을 자르고 필터를 붙인 뒤 구멍을 뚫고 끈을 끼우는 것까지 모두 기계 한 대 안에서 이뤄졌다. 직접 마스크 제조용 기계를 설계하는 데 현재까지 200억원가량 투자한 것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 결과 자동화하기 전인 2013년 0.3%가량이던 불량률은 0.029%까지 낮아졌다.
2016년 개성공단에서 나왔을 때도 납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대부분을 안양에서 생산했기 때문에 약속한 물량을 제때 납품했다”는 것. 이 대표는 “그 덕분에 국내 조선, 제철, 자동차, 건설, 전자, 화학, 발전소 등 대부분의 산업협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2013년 북한 75명을 포함한 직원 수는 205명, 당시 연간 생산량은 2500만개였지만 의왕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한 지금은 110명이 연간 4000만개를 생산한다. 이 대표는 “연내에 일부 손이 가야 할 작업을 제외한 전체 공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라며 “효율성이 더 올라가고 생산량도 4500만개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꾸준히 마스크 전문성을 키운 덕분에 이 회사는 2020년 코로나 당시 부족했던 마스크 물동량을 공급할 수 있었다. 그 공로로 이듬해 동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이 대표는 “급증하는 물량에 좋은 품질의 마스크를 공급하면서 당시 200억원대이던 연매출이 765억까지 뛰었다”며 “지난해 288억원을 냈고 올해는 300억원을 넘을 전망”이라고 했다. 그의 목표는 “강소기업으로 2030년 1000억 매출을 돌파하는 것”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시 입주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마스크 제조는 기계가 자동생산하기 때문에 갈 필요가 없지만 다른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입주할 생각은 있다”며 “같은 언어를 쓰면서 인건비가 낮고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강점을 분명 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의왕=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