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광고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이 이를 조롱하는 듯한 광고를 냈다.
앤토로픽은 미식축구 '슈퍼볼' 경기 앞뒤로 각각 방영되는 1분과 30초 분량인 광고 2건을 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이용자들이 챗GPT를 이용하며 개인적인 내용을 상담하거나 조언을 구할 때 챗봇이 답변하다가 엉뚱하게 광고를 표출하는 장면을 꼬집었다.
한 광고에서는 "어머니와 소통을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남성에게 상담사가 "먼저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산책과 같은 활동을 함께 하며 연결고리를 찾으세요. 그래도 관계 개선이 안 되면 '황금 같은 만남' 사이트에서 다른 연상 여성들을 찾아보세요."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광고는 철봉에서 턱걸이하던 남성이 '식스팩을 빨리 만드는 방법은 없느냐'고 묻자 트레이너가 "얼마든지 가능한 목표"라고 독려하다가 불쑥 자신감을 얻는 다른 방법도 있다며 "키높이 깔창을 이용하면 된다", "할인받으려면 코드를 입력하라"고 답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얼굴이나 표정이 일그러지거나, 몸통에 비해 머리가 지나치게 크게 묘사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특징을 부각한 것이다.
앤트로픽은 클로드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 광고 모두 "AI에 광고가 찾아온다. 하지만 클로드에는 그렇지 않다"는 자막이 깔리며 끝난다.
앤트로픽은 이용자들의 AI 챗봇과 대화하는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이 민감하거나 매우 사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광고가 등장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부적절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할 때 광고가 없는 챗봇은 스트레스와 환경, 습관 등 다양한 원인을 탐색하지만 광고 지원을 받는 챗봇은 제품을 판매하려는 목적까지 고려해서 답변할 것이라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응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채팅 창에 별도로 표시되는 광고조차 사고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클로드와의 대화에 광고를 포함하는 것은 우리가 클로드가 되길 바라는, 심도 있는 사고와 업무를 위한 진정한 조력자라는 모습과 양립할 수 없다"며 "클로드는 광고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짜리를 기준으로 800만달러(약 116억원)를 넘는다. 앤트로픽이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무광고' 원칙을 알리는 것은 오픈AI와 차별점을 부각해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오픈AI는 챗GPT 무료·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테스트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