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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간 금주 챌린지"…논알콜 주류 매장 '북적북적'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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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간 금주 챌린지"…논알콜 주류 매장 '북적북적'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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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논알콜 주류 편집숍 '아티스트 보틀 클럽'에서 판매하는 술병에 쓰여진 알코올 농도표시다. 여기에서는 알코올 농도가 1%라도 넘는 술병을 볼 수 없었다. 와인도, 맥주도 모두 0%대였다.

    지난 1월 31일 오후 5시 30분경 아티스트 보틀 클럽을 찾은 박모(36) 씨는 아내인 금모(36) 씨와 함께 논알콜 와인을 한 병 샀다. 금씨는 상점을 나가려다 캔 냉장고로 다시 돌아왔다. 하이볼을 살펴보던 금씨는 "잠깐만 이거 0.00%는 산모도 먹어도 되지?"라며 "하이볼도 논알콜이 있네"라 말하면서 캔 2개를 집었다. 금씨는 결제 직전, 매장 직원에게 "산모한테 선물할 건데 무알콜 하이볼 제품 맞죠?"라고 다시 확인한 뒤 제품을 구매했다.
    "인스타그램서 보고 왔다"

    국내 2030이 논알콜 주류 편집숍을 찾아오고 있다. 박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논알콜만 파는 주류상점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왔다"며 "지금 두 달간 금주하는 목표를 세웠다. 축하할 일이 있어서 와인을 산 건 아니고 아내랑 같이 마시려고 샀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 금씨는 "이런 곳이 있어서 너무 좋다"며 "덕분에 선물까지 샀다. 먹어보고 맛있으면 또 올 거 같다"고 부연했다.


    박씨 부부와 마찬가지로 "논알콜"이라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매 이유도 다양했다. 채여원(25) 씨는 "술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논알콜 와인을 사러 왔다"며 "술을 먹는다면 디저트 와인을 좋아하는데 비슷한 게 있어 샀다. 집에다 두고 먹을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술을 좋아해 논알콜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 4명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윤유림(32) 씨는 "술을 좋아해 관심이 있었다. 취하긴 싫은 데 즐기고 싶을 때가 있어 논알콜 주류가 궁금했다"며 "식당에서 무알콜 하이볼을 맥주를 사 먹어 보거나 마트에서 구매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바틀샵에서 구매한 건 처음이다. 논알콜만 판매하는 곳이 흔하지 않아 와봤다"고 전했다.

    윤씨와 함께 온 유보람(39) 씨는 "저도 궁금해서 하나 사봤다. 추천해주실 때도 기존에 나온 주류 제품에 빗대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국내 무알콜 시장 '946억원' 성장 전망…대학가도 '무알콜'

    아티스트 보틀 클럽 대표 이재범(31) 씨는 논알콜 시장이 아직 크진 않지만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온라인에서 먼저 판매하다가 오프라인으로 매장을 열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며 "모수나 몽중헌 같은 파인다이닝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논알콜 와인을 팔고 있고, 다른 곳에서 드셔보시고 저희 매장을 찾는 분도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처럼 선물하는 기념일 시즌에는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논알콜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논알콜 시장은 성장세를 띄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알콜, 비알 맥주 시장 규모가 지난 2023년 644억원에서 2027년 946억원으로 46.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성인 음주량도 줄어들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성인 음주율은 1% 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최근 5년 기준으로 국내 성인 음주율은 57~59%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0대의 경우 지난 2020년 64.4%에서 2024년 63%로 떨어졌다. 30대는 같은 기간 69.2%에서 65.3%로 감소했다.




    술 안 먹는 2030이 늘자 대학가 술집 거리도 바뀌고 있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 4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술집 거리에서 무알콜 하이볼을 맥주나 무알콜 하이볼을 메뉴판에서 흔히 찾을 수 있었다. 200m 골목에 있는 술집 8곳 중 4곳이 무알콜 주류를 판매했다. '술이 어려우신 손님을 위한 카스 0.0 논알콜도 판매 중입니다'라고 쓰여진 입간판을 세운 술집도 있었다.



    혜화역 술집 거리에서 민속주점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논알콜 맥주가 많이 팔리는 건 아니지만 안 팔리는 것도 아니다. 여러 명이 왔을 때 주로 나간다. 술을 안 먹는 사람이 있거나 차를 가지고 온 경우에 팔리는 거 같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술 문화 변해"…간이주점 페업률↑

    술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간이주점 폐업률도 높다. 국세청이 집계한 '2025년 12월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사업자 수 감소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간이주점으로 집계됐다. 간이주점은 1년 사이 10.4% 줄어들었다. 2위도 호프주점으로 9.5% 감소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모임이 급격히 줄면서 음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그다음 술 문화가 변한 영향이 크다"며 "옛날처럼 술을 강권하거나 잔을 돌려 마시는 경우도 요새는 없다. 강요하는 술 문화에서 자발적으로 즐기는 술 문화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 교수는 "논알콜 주류 상점까지 등장한 건 논알콜을 술 대체제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기는 수요층이 잡혀있다는 것"이라며 "국내 술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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