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4일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된 관세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요구를 철회하고, 특위 구성안을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특위 발족 후 한 달 내로 특별법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별법의 국회 처리 지연을 이유로 지난달 관세 재인상을 거론하자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이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여야 합의문을 발표했다. 특위는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합의문에는 특위를 오는 9일 발족하고 한 달 이내에 특별법을 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동에는 천준호 민주당 원내 수석 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 수석 부대표도 배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합의에서 관세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송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준 동의 여부는 특위에서 논의하지 않고, 비준 동의 요구도 계속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관세 인상 등 현안 과제로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는 국익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애초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 없이는 특별법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한발 물러선 것이다. 대신 여야는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당 간 합의된 법안만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과 ‘법 왜곡죄’와 같은 자체 사법 개혁안 처리를 예고 중인 가운데 일시 휴전에 뜻을 모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 수석 부대표는 양당 합의 배경과 관련해 “국회 대치가 계속되고 미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한다면 결국은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