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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근본적 해법 아쉬운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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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근본적 해법 아쉬운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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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29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핵심은 수도권, 특히 도심 공공부지를 활용해 2028년 이후 6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책에는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주택 가격 불안을 해소할 근본적인 해법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서울의 주택 공급은 재건축, 재개발 등 민간 주도 정비사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에서는 민간 공급 활성화 방안, 대출·거래 규제 완화와 같은 시장 작동을 회복시키는 정책 수단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결과 1·29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5년 이후에도 공급이 가능할지 확실하지 않은 계획으로 남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 오히려 집값이 오른다’는 역설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주택 공급 계획 자체가 3년 이내의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5년 이후 불확실한 옵션으로 인식돼 시장에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공식 확인시켜 주는 신호가 된다. 이 경우 기존 주택은 희소한 ‘확정된 자산’으로 인식되며 오히려 가치 즉 가격이 상승한다.

    정책 실패의 반복이 우려되는 탓인지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시장을 이긴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긴 시장도 없다” “부동산 가격 안정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거의 매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이긴 정부도 없고, 정부를 이긴 시장도 없다”의 핵심은 힘의 대결이 아니라 시장 실패와 정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다.


    문제는 최근 발언의 맥락을 보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시장 실패의 교정을 통해 달성하기보다는 정부 개입을 통한 강제적 억제로 해결하려는 인상이 짙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과거 여러 정권, 특히 민주당 정권에서 반복된 ‘시장 실패 이후 정부 실패’의 경로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살 만한 주택의 구조적 공급 부족이다. 토지는 본질적으로 공급이 비탄력적인 희소재이나 다수 정권이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사후 대응에 머문 결과 시장 실패가 누적됐다. 여기에 일부 투기 세력이 심리를 자극한 측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닌데 말이다.



    내 가족이 거주할 주택을 마련하려는 다수 국민의 ‘주거 사다리’ 수요를 모두 갭투자라며 투기로 규정하고, 집값 불안 원인을 전적으로 투기 세력에 돌리는 접근은 위험하다. 이런 인식은 거래 규제 강화와 보유세·거래세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를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부동산시장에는 공급의 비탄력성, 정보 비대칭, 외부효과라는 명백한 시장 실패가 존재하며 이는 정부 개입의 정당한 근거가 된다. 그러나 시장 실패를 이유로 정부가 가격을 직접 통제하거나 거래를 봉쇄해 시장 기능 자체를 멈추려 할 때 정부 실패는 즉각 현실이 된다. 거래 절벽과 공급 위축, 잠재 수요 누적은 대부분 이런 발상에서 출발했다. 이는 정부가 시장을 이긴 결과가 아니라 시장을 오해한 대가였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누가 이겼느냐에 있지 않다. 정부가 가격 결정에 집착하지 않고 시장 순기능을 회복시키는 한편 공공성이 필요한 영역을 보완할 때 정책 실패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한 의지에 앞서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읽는 정책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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