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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국내외 증시 상승에 개인 자금의 이동 가속화
국내 KOSPI 지수가 5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과 1년 전에만 하더라도 KOSPI 지수는 2,500포인트 수준에서 등락했음을 감안하면 지수가 두 배를 넘어선 것이다. 지수가 두 배 이상 상승했음은 개별 종목의 경우 최소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새 정부의 출범과 상법 개정, 그리고 하반기에는 반도체 호황까지 동반되며 시중 자금은 증시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현재도 국내 증시의 개인 예탁금 잔고가 1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증시의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비단 국내 증시만 상승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본 증시, 중국 기술주 등도 최고치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동 자금이 증시에 몰리면서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자금 시장에서의 이동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낮은 금리의 은행 예금보다 고수익률을 쫓는 위험자산, 대표적으로 주가지수도 그렇지만 금과 은 등 실물자산과 가상자산 등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25년 상업 및 특수 은행의 총예금 증가율은 평균 4.9%로 2024년과 유사하다. 다만, 가계의 총예금 증가율은 3.6%로 2024년 7.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2025년 하반기에는 가계의 예금 증가율을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예금 수요는 주로 단기금융상품인 MMF,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 계좌인 CMA 등으로 유입되었고, 주식 투자를 위한 개별 잔고와 ETF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은행 예금 증가율, 가계와 기업의 차별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잔고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주식 잔고는 2026년 1월 현재 1,820억 달러, 한화로 267.6조원이며, 1년 동안 한화로 약 84조원이 증가했다. 국내 주식과 함께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을 대량 매수했는데, 이는 국내 반도체 가격 상승이 글로벌 AI 투자 붐에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술주, AI 관련 개별 종목 등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 외에 채권 투자에 있어서 개인들은 국내 채권보다 해외 채권을 더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채권 잔고는 2025년에만 23조원이 증가했으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160억 달러에 달한다. 국내에서 해외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한 자금이 800억 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개인 자금 (개별 투자, ETF 투자 등)으로 추정된다.
[국내 개인의 국내 주식 예탁금과 해외주식 잔고]

‘머니 무브’의 장점과 단점
시중 자금의 이동인 ‘머니 무브’는 경제 및 금융 상황에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난다. 즉, 경기는 개선되고 유동성은 풍부한데 이 자금이 예금 등 낮은 금리보다 주가 등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동하는 당연한 현상이다.한국은행은 2024년 6월부터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 자금이 고금리와 고수익률을 쫓아 이동하는 현상이다. 특히 명목금리가 그대로인 가운데 물가가 오를 경우 실질금리가 하락하면 통화량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은 다시 상품 인플레이션으로 이동하게 되고,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새 정부는 주가지수 부양 등을 위해 정책을 집중했으며, 이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기업들이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를 늘리게 된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성 금융이라는 단어 역시 시중 자금을 모아 유망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고용을 늘리고 사회적 잉여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다만, 문제도 있다. 자금이 고수익률을 쫓을 경우 위험자산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자금이 국내 투자로도 유입되지만 해외투자로 유출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고환율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금융자산 내 자금 이동으로 실물 투자가 제한적일 경우 (또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히려 경제 성장률 회복에 제약이 될 수 있다.
2026년에도 ‘머니 무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가 장기화될수록 실질금리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되고, 시중의 잉여 유동성은 투자성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금융자산에 과도하게 자금이 집중될 경우 자금 관리의 어려움과 통화정책에 있어서 한계, 오히려 정책이 긴축으로 선회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미 금리차와 환율, 환율의 자동안정장치 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