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30년까지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수도권 6만 가구 공급을 공언한 가운데 조달청 등 서초구 반포의 알짜 부지 등이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주택공급 효과가 큰 지역인데다 노원구 태릉CC에 비해 해결해야 할 현안도 적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1·29대책에서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노원구 태릉CC가 주택 공급 후보지(6800가구)로 확정됐다. 반면 2020년 8·4대책에서 함께 공급 후보지였던 서초구 조달청부지, 서초구 국립외교원부지,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포동 54-1 일대에 있는 조달청 부지는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 가깝고, 서울성모병원 바로 맞은편이다. 태릉 CC처럼 교통 인프라를 새로 깔기 위해 수조 원을 들일 필요도, 환경 문제를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기재부 소유의 국유지라는 점에서 행정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정부가 결단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용도를 변경하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다. 2020년 조달청 이전과 1000가구 공급이 추진됐지만 아직 별다른 이전계획도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도 구체화 된 게 없다.
서초 외교원 부지 역시 청년 신혼부부 등에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3호선 양재역 초역세권이며 강남대로와 접해 있어 강남권 직주근접에 적합하다. 8·4 대책 당시 6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외교부가 “주택이 들어오면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고 반대해 추진 동력을 잃었다.

세계문화유산평가와 환경보호 이슈 등이 첨예한 태릉CC도 활용하는 마당에 다수의 알짜부지가 재추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릉의 경우 교통에 미치는 영향도 커 추가 교통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가 극심하게 반대하는 곳은 포함하기 어려웠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 입지에 의지만 있으면 활용할 수 있는 후보지들을 제외한다면 부처 이기주의나 선택적 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