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에서 생후 9개월 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들이 붓고 도주한 중국인 남성과 관련해 호주와 중국 수사 당국이 공조에 나섰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 사건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전담 인력을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파견할 방침이다. 이는 사건 발생 16개월 만이다.
사건은 2024년 8월 27일 브리즈번 남부의 한 공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한 남성이 유모차에 타고 있던 생후 9개월 된 남아에게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커피를 붓고 도주했다. 이로 인해 아이는 얼굴과 목, 가슴은 물론 팔과 다리까지 전신에 중증 화상을 입었다. 이후 피부 이식과 레이저 치료 등 총 8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호주 경찰은 사건 직후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해 방범 카메라(CCTV) 영상을 공개했지만, 그는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공개된 영상에는 체크무늬 셔츠에 카고 반바지를 입은 남성이 공원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수사 결과 용의자는 범행 나흘 뒤 브리즈번을 떠나 시드니로 이동한 뒤 중국행 항공편을 이용했다.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는 "수사를 돕기 위해 브리즈번에 중국 실무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사건의 경위와 발생 과정, 그리고 향후 양국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호주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용의자가 호주로 송환돼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이에 대해 퀸즐랜드 경찰과 호주 연방경찰은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은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도 자국민을 기소할 수 있는 치외법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경찰은 용의자가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여러 차례 호주를 드나들며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중심으로 생활한 임시 노동자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원과 정확한 행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용의자에 대해서는 중상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 호주 법상 해당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가느하다.
이 사건은 무차별적으로 영아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호주 사회에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피해 아동의 치료를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에는 23만 호주달러(약 2억3200만원)가 모이기도 했다.
아기의 어머니는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과 함께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이 항상 두렵다. 아들과 함께 외출할 때면 언제나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 아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될 날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라 가슴이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