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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미 투자법 지연에 벼랑 끝 내몰린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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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미 투자법 지연에 벼랑 끝 내몰린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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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그 난리를 쳐서 겨우 이끌어낸 관세 합의를 우리 손으로 내팽개치는 게 말이 되나요. 미국 관세가 25%로 되돌아가면 한국 경제는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만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우리 정치권은 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밝힌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다. 그사이 미국 정부는 관세 재인상을 담은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에 착수하며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한국이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하고 미국은 관세를 15%로 인하한다’는 내용의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를 발표하면서 관세 인하 조건으로 ‘법안 제출’을 명시했다. 하지만 여당이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은 “국회의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주장에 발목이 잡혀 상임위에 계류된 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미 관세가 25%로 인상되면 우리 산업계는 다시 한번 ‘관세 쇼크’에 빠진다. 15% 관세를 내는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고 관세를 떠안으면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작년 대미 수출액(1229억달러)을 기준으로 세율이 15%에서 25%로 오르면 관세 부담은 184억달러(약 26조원)에서 307억달러(약 44조원)로 불어난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308억달러)는 30억달러, 2위 반도체(138억달러)도 13억달러 넘게 관세가 늘어난다.


    미국 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한국에서 수출하는 현대자동차·기아는 25%로 재인상되면 올 한해 10조8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작년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20조5460억원)의 절반 이상을 미국 정부에 갖다 바쳐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 여파는 협력 업체와 지역 경제로 빠르게 확산된다.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내부적으로 흡수하기도 어려운 수출 중견·중소기업은 고사 위기에 빠질 게 뻔하다.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해외에서 많이 팔린 덕분에 간신히 1%에 턱걸이했다. 수출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는 버틸 수 없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대미투자특별법의 ‘형식’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실질’이 뒷전으로 밀린 형국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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