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코스피지수가 역대급 반등에 성공한 건 그동안 상승 랠리를 주도해 온 세 개의 축인 탄탄한 기업 실적과 유동성,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 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증시가 급하게 뛴 만큼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올 상반기까지 강세장은 지속될 확률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역대 최대 상승폭 기록한 코스피
전날 5%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6.84% 급등한 5288.08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3월 24일(8.6%) 이후 약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상승폭(338.41포인트)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증시로의 머니무브 등 최근 한국 증시를 떠받쳐 온 환경엔 큰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확산하며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급락했던 금·은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자 ‘마진 콜(추가 증거금 요구)’ 우려로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던 수급이 진정된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날 이른바 ‘케빈 워시 쇼크’를 촉발했던 워시 미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자에 대해서도 당분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책 기조를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으로 시장예상치(48.5)를 크게 웃돌면서 12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이후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5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일주일 뒤 코스피지수는 7.24% 상승했다. 2025년 4월7일에도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일주일 뒤 코스피지수는 5.48%, 3개월 뒤엔 31.41% 올랐다.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연속으로 나타났던 2020년 3월23~24일, 2024년 8월5~6일, 2025년 4월7~8일 역시 모두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11.37%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역대 5위에 달하는 일간 상승률이다.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폭의 약 36%를 삼성전자가 담당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올 1분기 범용 D램 반도체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90%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JP모건 “韓 증시 7500 갈수도”
다만 2월 들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지수가 5000선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 온 만큼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미 대법원 판결, 그린란드를 둘러싼 분쟁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리스크도 남아있다. 워시 미 Fed 의장 지명자의 통화정책 기조를 가늠하는 구간에서 증시는 몇 차례 더 변동성에 시달릴 수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정장 저점은 4700~4800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세장을 이어가던 추세가 바뀐 건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반도체 업종을 등에 업은 상장사의 실적 상향세가 여전히 가파르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 278개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352조5000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6.4%, 6개월 전 대비 52.4% 급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111조원을 돌파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는 5500~5700선까지 무난히 갈 것”이라며 “지수가 4800선 밑까지 내려간다면 코스피지수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저가 매수 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코스피지수가 최고 7500까지 뛸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가 현재 추정치 대비 최대 40% 상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우리의 최우선 비중확대(OW) 시장”이라며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국면은 평균 7년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한국은 현재 이 과정의 1년도 미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