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와 감귤 가격이 기후 변화와 수급 불안 영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여름 폭염과 가을 폭우로 인해 출하가 지연되면서 제철 과일 가격이 금값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설향 딸기 한 상자(특·2kg)는 3만706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했다. 과실 크기가 큰 킹스베리(특등급) 역시 5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6% 치솟았다.
소매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딸기 상품(上品) 소매가격은 kg당 2만2736원으로 전년 동기(2만189원) 대비 13.6% 올랐다. 지난달 평균 소매가격도 kg당 2만4500원으로 전년 동기(2만3600원) 대비 4% 높았다. 보통 11월부터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이례적으로 고시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가격 폭등의 배경은 지난해 8~9월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이다. 딸기 모종을 심는 정식 시기가 폭염으로 인해 늦춰지면서 11월부터 시작되는 초기 출하 물량이 급감했다. 공급이 늦어진 탓에 수요가 한 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보통 8월부터 딸기 모종을 심기 시작하는데 지난해에는 더위 때문에 9월에서야 정식을 시작했다”며 “2월 피크 시즌까지 수요가 몰려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겨울 제철 과일 감귤 상황도 마찬가지다. 3일 가락시장에서 하우스 감귤 한 상자(특·3kg)는 3만832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올랐다. 가을철 폭우와 이상 고온 영향으로 전체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하급 품질(파지) 비중이 늘어난 것이 상급 물량들의 시세를 밀어 올렸다.
실제로 전날 가락시장에서 하우스 감귤 하등급은 한 상자(3kg)에 1만5912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직전 7일 평균(1만152원)보다 56.7%나 높다. 품질이 낮은 파지 감귤조차 박스당 1만원 선을 돌파하며 감귤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