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4일 09: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TPG가 태광그룹과 함께 진행하던 케이조선 인수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태광·TPG 컨소시엄에서 TPG가 이탈하면서 태광그룹의 단독 인수 가능성과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최근 내부 투자심의 결과 케이조선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케이조선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추진 등으로 조선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복수의 PEF들이 검토에 나섰다. 국내 조선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해외 PEF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TPG도 이런 배경에서 태광과 함께 인수에 나서려 했다.
다만 산업 진입 장벽과 사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TPG 내부 투자심의에서 부결되면서 컨소시엄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태광그룹은 케이조선 인수에 대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TPG를 대신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조선을 중장기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조선의 몸값은 당초 5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으나, 미군 MRO(유지·보수·정비) 등 신규 사업 진출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케이조선은 1967년 동양조선공업으로 출발한 국내 중견 조선소다. 2001년 STX그룹에 인수돼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4위 조선소로 성장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절차를 거쳤다. 이후 2021년 유암코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현재의 케이조선으로 재출범했다.
케이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등 중소형 상선 건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MRO 사업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경남 진해에 위치한 조선소가 미군 방공망 영향권에 있어 입지 측면에서는 MRO 사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군 MRO 사업의 경우 단순한 정비 역량을 넘어, 미군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검증된 이력과 군함·대형 특수선 정비 경험이 요구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이미 대형 조선사와 방산업체들이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케이조선의 방산 관련 인력과 설비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MRO 사업을 단기간 내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케이조선은 과거 STX조선 시절 방산 부문을 보유했지만 해당 조직과 인프라는 분리돼 현재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에스앤씨)로 이관된 상태다.
그럼에도 MASGA와 조선업 업황 회복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케이조선은 2024년 기준 매출 9347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했다.
최다은/송은경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