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다양한 노동분야의 법제도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기업과 인사담당자들은 새해 벽두부터 숨돌릴 틈이 없다. 그 중에서도 사업자 신분의 노무제공자와 여러 업무를 협업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지난달 발표된 ‘근로자 추정제’에 관한 관심이 높다.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노무제공자에 대해 근로기준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 있어 이들을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대표 입법안으로는 25. 12. 24. 의안번호 15572, 김주영 의원 대표 발의)로 한다. 이는 정부 추산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최대 87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과 업무관계를 형성해 온 기업 차원에서는 입법 이후 근로기준법 적용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확대되고 또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퇴직금,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 있어 상술한 노무제공자가 자신의 직접적 노무 제공 사실만을 소명, 주장하면 우선적으로 근로자로 추정되어 그 지급 혹은 보장을 요구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노무제공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할 때 비로소 근로기준법 적용이 아닌 당초 맺어진 위임 내지 위수탁 계약관계를 유지,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입증책임이 노무제공자에게 있었던 만큼 근로자 추정제가 입법되는 경우 노무제공자 관점에서는 다양한 노무제공 조건이 근로조건으로 바뀌면서 보다 용이하게 확대,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요구조건이 근로조건의 준수 관점에서 법 적용의무가 문제되며 자칫 형사처벌의 리스크도 염려해야 할 수 있다.
물론, 노동부는 사법적 분쟁의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그 취지를 밝혀 적용의 영역를 분명히 하였으나, 대표적 입법안을 기준으로 할 때에는 근로감독관에게 노무제공자로부터 노무를 수령하는 자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 권한을 주고, 노무수령자에게는 이를 따라야 할 의무를 함께 규정하도록 하고 있어 향후 노동청의 감독이나 진정, 고소 조사 등의 과정에서는 실질적으로 기업의 관련한 입증책임은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근로자 추정제는 입증책임을 전환한다는 것이 핵심이고, 기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전히 대법원 판결로 축적된 근로자성 판단 법리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양한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과 사업 협업, 업무 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는 기업 차원에서는 근로자 추정제로 입증이 전환된다 하더라도 계약단계에서부터 상호 형성하는 노무제공 중심의 사실관계에 관한 이 같은 판결 법리를 면밀히 비교, 분석해 현실적 근로자로의 전환 혹은 철저한 검증을 통한 용역 내지 위수탁 또는 위임관계를 지속 유지한다는 의사결정과 그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
그 중 위수탁, 위임계약 등으로 맺어지는 ‘계약’에서부터 그 명칭과 내용 중 근로관계를 특징 지우는 요소들이 있는지 살펴, 당초 의도한 민사상 계약성질과 내용에 맞는 법률관계를 구성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물론,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근로자성이 판단되나, 기업의 관리 측면에서는 사업 관련 담당자들이 계약서를 일차적 기준으로 하여 이후의 상호 법률관계 내지 사실관계를 형성해 갈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상 내용과 그 의미는 실무상 대단히 큰 법적 효과를 담보하게 된다.
더불어, 노무제공자는 당초 법적성질은 대등한 사업주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계약에 기반한 이들 업무의 계획 수립에서부터 구체적 업무수행 방법의 결정은 해당 노무제공자가 전적으로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적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이는 대법원의 근로자성 여부의 판단에 있어 상당한 지휘, 감독이 존재하는지 여부의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로 보고 있는 만큼 사업협력 구조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판단, 객관화가 필요하고, 이러한 요소들이 그 구조 개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 밖에 실무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위험요인으로, 사업자임에도 직급 등을 부여하거나 노무수령자의 규정이나 유니폼 착용 등을 따르도록 하는 경우, 노무수령자의 사업운영 시간에 연계됨으로써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게 되는 경우 내지 업무수행의 장소가 제한되는 경우, 보수의 지급이 시간에 연동하거나 고정급에 국한되는 상황에서는 기존 판결 법리에 따르더라도 근로자성은 강하게 징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근로자 추정제는 노무제공자의 권익향상 기대에 맞물린 계약관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진하고 그 눈높이에 맞는 기업의 보다 정교한 계약관리를 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에 기업 차원에서는 근로자성을 관리, 개선하면서도 노무제공자와의 사업 협업관계의 시너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진중한 고민과 그 대안 모색이 필요할 때다.
기세환 태광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