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기업간거래(B2B) 부문 기술 주도권을 놓고 맞붙었다. 운영·관리를 통합한 사용경험을 강조하면서도 서로 다른 하드웨어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한 게 눈에 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6'에 참가했다. 전시장 규모만 보면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1728㎡(약 522평)로 LG전자(1184㎡·약 358평)보다 크게 차렸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운영·관리를 통합한 사용경험'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사이니지 콘텐츠 운영 솔루션 '삼성 VXT'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제작 애플리케이션(앱) 'AI 스튜디오'를 더해 기능이 한층 개선됐다는 설명. 사진만 올려도 사이니지용 영상으로 변환하고 3D 효과 등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AI 스튜디오는 올 상반기 내 출시된다.
기업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시스코·로지텍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최적의 화상회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115형 4K 스마트 사이니지, 146형 2K 더 월 올인원 제품에 대해 시스코 기기·솔루션과의 호환성을 인증받았다. 특히 146형 사이니지의 경우 LED 디스플레이 중 세계 최초로 시스코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보안·통합 운영의 안정성 등을 검증받았단 의미다.
또 로지텍의 화상회의 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룸 솔루션을 결합해 한 시간 이내로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너머의 솔루션'을 내걸고 상업용 디스플레이 운영·관리 통합 플랫폼 'LG 비즈니스클라우드'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중심에 뒀다.
실제 LG전자 전시관에선 노트북 한 대로 여러 매장의 사이니지를 일괄 관리하는 'LG 커넥티드케어'와 같은 솔루션을 확인할 수 있다. 소규모 사업자도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배포할 수 있는 'LG 슈퍼사인'도 전면 배치했다.
파리바게뜨와 협업한 공간에선 LG 사운드캐스트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로 사이니지와 고객 스마트폰 앱이 연동해 맞춤형 광고·안내 등을 제공하는 위치 기반 기능을 지원한다. 매장을 찾은 고객이 사이니지에 가까이 다가서기만 해도 앱을 통해 자주 구매하는 제품의 할인 정보나 재고 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양사는 하드웨어 제품을 앞세워 서로 다른 기술력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도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초슬림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85형 '스페이셜 사이니지'를 전 세계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3D 전용 안경이 없어도 3D 공간감을 구현한 차세대 혁신 디스플레이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독자 기술인 3D 플레이트를 적용해 두께 52㎜에서도 이 같은 기술력을 구현했다.
이를 활용하면 신발·의류 등 전시 제품이나 제품을 착용한 모델의 정면·측면·후면을 아우르는 360도 회전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2D 콘텐츠의 선명도를 유지하면서 3D 효과를 구현해 여러 상업 환경에서 유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대형 제품군도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130형 마이크로 RGB 사이니지와 설치 시간을 줄인 108형 더 월 올인원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곧 출시될 초고화질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 신제품을 공개했다. LG 매그니트는 전면 블랙 코팅 기술로 생동감 있는 화질을 구현한다. 넓은 시야각으로 어느 위치에서 보더라도 같은 색감을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종이처럼 얇고 전력 사용량이 현저히 적은 'E-페이퍼'도 전시했다. 이 제품은 17.8㎜ 두께로 설계됐다. 가장 얇은 부분은 8.6㎜에 불과하다. 무게는 3㎏ 수준이다.
LG전자는 전시관을 호텔, 관제실, 미팅룸, 학습공간, 드라이브스루 등 실제 상업공간처럼 조성했다. 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관제실 구역에선 통합 보안 시스템 'LG 쉴드'를, 드라이브스루 구역에선 외부 충격에도 작동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시했다.
양사 경영진은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상업 공간에서는 기기와 솔루션을 하나로 연결해 고객에게 일관되고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솔루션 혁신을 통해 미래형 상업 공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사장)은 "제품 경쟁력에 더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역량을 지속 강화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