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오년 새해 첫달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고판 아파트는 노원구 월계동에 있는 '서울원아이파크'로 조사됐다. 10위권 내에는 양천구도 포함됐지만 대체로 구로구, 중랑구, 관악구, 은평구, 중랑구 등 핵심지를 벗어난 지역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4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노원구 월계동에 있는 서울원아이파크였다. 한 달 동안 27건의 손바뀜이 있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지에 공급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47층, 6개 동, 1856가구다. 2024년 분양했는데 당시 노원구에서 4년 만에 공급하는 단지라 주목받았다.
다만 당시 고분양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59㎡ 10억3800만원 △84㎡ 14억1400만원 △112㎡ 18억4700만원 △120㎡ 18억8700만원이다. 전용 244㎡ 펜트하우스는 최고 48억1800만원이다. 평균 분양가는 3.3㎡(평)당 3825만원 수준이다.

서울원 아이파크에 앞서 가장 신축 단지는 2020년 7월에 분양한 상계동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상계6구역)였는데, 서울원 아이파크가 분양한 당시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 가격은 11억원 수준이었다.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84㎡보다 3억원가량 가격이 낮았다.
당시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40대 예비 청약자는 "아파트 상품이나 아이파크몰이 들어서는 등 확실히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14억원이 넘어가는 집값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청약은 고민을 조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물량은 청약에서 모두 소화되진 않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1414가구 1순위 공급에 2만1219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은 14.94대 1로 집계됐다. 하지만 중대형 타입 중 16개 중 8개 타입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미분양 물량은 558가구였다.
이 단지 거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11월 전매제한이 풀려서다. 거래된 분양권 가격대를 살펴보면 전용 84㎡는 14억8800만원이 최고가, 전용 112㎡는 18억5900만원, 전용 120㎡는 19억6500만원이다. 분양권 가격에서 웃돈(피, 프리미엄)이 많이 붙진 않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올해 1월은 이 단지의 합법적인 분양권 거래가 본격화하는 '첫 시장'"이라면서 "대기하던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북 최대어인 서울원 아이파크 거래가 활발해지면 미미삼 등 주변 구축의 가격 하단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위와 3위는 나란히 양천구에서 나왔다. 2위는 신월동에 있는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로 15건, 3위는 목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1단지' 12건이다.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목동에 진입하기 어려운 수요가 신월동으로 퍼진 데 따른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목동신시가지는 14개 단지 전체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서울에서 가장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곳이다. '몸테크'(재건축 기대로 불편을 참고 낡은 집에 사는 것)하면서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이어 △공동 4위 구로구 개봉동 '개봉아이파크'·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11건 △공동 6위 중랑구 묵동 '신내4단지'·은평구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 10건·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10건 △공동 9위 노원구 월계동 '그랑빌'·구로구 개봉동 '현대' 등이었다.
김학렬 소장은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가량 급감한 상태"라면서 "강남 3구, 마·용·성 등 핵심지역을 너무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은 '아직 덜 오른, 살기 좋은 대단지'로 밀려오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2~10위권 단지들은 키 맞추기에 나선 가성비 단지들"이라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