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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코드는 없어도 성적표는 있다"…비상장 공룡 캐는 데이터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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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코드는 없어도 성적표는 있다"…비상장 공룡 캐는 데이터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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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치 1340억달러(약 190조원)의 글로벌 스타트업 데이터브릭스. 비상장 기업이지만 CB인사이트의 '모자이크 점수' 시스템을 통해 상장사 수준의 성적표를 부여받는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회사의 적정가를 파악하고 세컨더리 마켓에서 구주를 사고판다. 과거 불투명했던 비상장사의 경영 정보들이 각종 데이터를 통해 투자 시장에 공유되고 있는 사례다.

    3일 CB인사이트의 '2026 테크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데이터브릭스를 비롯해 오픈AI, 스페이스X, 앤스로픽 등 기술 기반 비상장 스타트업의 덩치가 불어나면서 이들 기업과 관련한 데이터 비즈니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비상장 기업은 대부분 상장 기업이 요구받는 공시 의무가 없다. 과거엔 인맥을 통해서만 핵심 정보가 알음알음 거래됐다. 최근엔 채용과 트래픽, 결제 정보 등 각종 데이터가 비상장 기업 분석에 공격적으로 활용된다. 맨리오 카렐리 CB인사이트 부사장은 "최근 영향력 있는 기업 중 상당수는 '종목 코드'가 없는 비상장 업체"라며 "이들 기업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상황에선 공개 데이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숨겨진 시그널을 촘촘하게 읽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채용 데이터다. 코어시그널, 라이트캐스트, 리빌레라 같은 업체들은 비상장 스타트업의 구인공고를 시계열로 추적해 기업 경영 상황과 추진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한 비상장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이 갑자기 '엔비디아 H100 서버 관리자'와 '파이토치 최적화 전문가'를 찾는 공고를 올린다면 이 회사는 조만간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공시는 '과거의 성과'를 보여주지만 채용 공고는 기업이 미래를 위해 어디에 돈을 쓸지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라고 설명했다.

    링크트인으로 오픈AI나 구글 딥마인드의 박사급 인력들이 특정 스타트업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되면 벤처캐피털(VC)은 서비스가 공개되기도 전에 해당 기업의 문을 두드린다. 실리콘밸리의 한 VC 심사역은 “재무제표는 눈속임을 할 수 있지만 인재들의 이동 경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호출량의 변화나 깃허브 코드 업데이트 빈도를 통해 기업의 제품이 시장에 통하는지 확인하는 방식도 흔하다. 데이터 분석업체 인트리커틀리는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개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트래픽을 수집한다. 특정 기업의 API가 시장에서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블릿위드는 웹사이트에 심어진 기술 스택을 뽑아내 어떤 툴이 사이트에 깔려있는지 확인한다. 예컨대 특정 제품이 설치된 사이트 수가 늘어난다면 VC들은 해당 기업이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투자자들은 시밀러웹이나 데이터닷에이 같은 트래픽 분석 업체를 통해 로그인 후 체류시간과 결제페이지 유입률도 추적한다. 예컨대 특정 분기에 로그인 트래픽이 20% 감소했다면 투자자는 세컨더리 마켓에서 지분을 팔아치운다. 행크 보너 포브스 테크 고문은 "인맥과 직관에 의존했던 비상장 투자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며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상장사 정보 거래가 상장사 수준으로 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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