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신차 구매를 계획 중인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 자체보다 월 납입금과 유지비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소비 역시 ‘총액’보다 ‘체감 부담’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빌리티 컨시어지 플랫폼 기업 차봇모빌리티는 올해 신차 구매 예정자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신차 구매 계획 및 자동차 소비 트렌드 분석’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차량 구매 여정 전반에 걸친 소비자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1%는 ‘구매를 검토 중’인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적극 고려 중’은 27.4%, ‘확실히 구매’는 23.5%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의 검토 단계 비율이 56%로 남성(47.6%)보다 높아 여성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더 긴 비교·탐색 과정을 거치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월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81.2%는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월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서는 35.9%가 이미 구매를 확정한 상태였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구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른 셈이다.

○SUV 쏠림 현상…시장 3분의 2가 SUV 선호
희망 차종으로는 중형·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38.6%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다. 준중형 SUV까지 포함하면 SUV 전체 선호 비율은 62.8%에 달해, 시장의 약 3분의 2가 SUV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기차 전용 모델(30.0%), 하이브리드(29.2%), 중형·대형 세단(24.5%)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중형·대형 SUV 선호 비율이 54.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하이브리드 선호 비율이 45.2%로 두드러졌다. 젊은 층은 공간성과 활용성을, 고연령층은 연비와 유지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구매 기준 1순위는 가격이지만 변수는 ‘월 납입금’
차량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가격’이 66.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연비·유지비(53.8%), 성능(52.7%)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브랜드 이미지(39.7%), 안전성(38.3%), 디자인(32.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 첨단 기술(23.8%)과 친환경성(11.9%)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여, 아직까지는 핵심 구매 요인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예산 결정 과정에서는 ‘월 납입금 부담액’이 46.9%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초기 구매 가격(43.0%), 유지비(34.3%)가 뒤를 이었다. 금융 이자율(13.4%), 정부 보조금(13.0%), 리세일 밸류(11.9%)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차량 총소유비용(TCO)보다는 매달 체감하는 현금 유출 규모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10명 중 7명, 중가 세그먼트 집중
구매 예산은 5000만~6000만원 미만(22.7%), 4000만~5000만원 미만(22.4%), 3000만~4000만원 미만(19.9%)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약 74%가 3000만~5000만원대 중가 차량에 집중됐다.
7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 예산을 선택한 비율은 10.7%였다.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에서는 7000만원 이상 예산 선택 비율이 25.6%로 높았지만, 월 소득 300만원 미만 저소득층에서는 3000만원 미만 예산 비율이 31.2%로 가장 높았다.
○구매 방식은 여전히 ‘할부’ 대세
차량 구매 방식은 신차 할부(오토론)가 46.2%로 가장 높았다. 현금 일시불(27.1%), 장기 렌트(9.4%), 신차 리스(6.9%), 구독 서비스(1.8%)가 뒤를 이었다.
금융 상품 선택 기준으로는 ‘낮은 금리’가 78.3%로 압도적인 1순위였다. 중도 상환 수수료 면제(31.0%), 간편한 승인 절차(23.8%), 유연한 상환 조건(20.6%) 순으로 나타났다.
차봇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 자체보다 월 납입금과 유지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합리적 소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차량 구매부터 금융, 보험,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 컨시어지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과 금융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