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 규모가 100만건에 육박하며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KT의 해킹 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조치가 기폭제가 되면서 경쟁사 간 가입자 유치 전쟁이 불 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 이동 건수는 99만9344건으로 집계됐다. 전월(59만 3723건) 대비 68.3% 급증한 수치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많다. 2014년 2월은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통과 전 대규모 '보조금 폭탄'을 퍼부었던 때로, 당시 약 130만건의 번호 이동이 발생했다.
이러한 폭증의 배경에는 KT의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있다. KT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보상책으로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약 2주간 번호이동 위약금을 전격 면제했다. 실제 위약금 면제 기간에만 약 31만명 이상 KT를 떠났으며 한 달 전체로는 23만4620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KT의 이탈 고객을 가장 많이 흡수한 곳은 SK텔레콤이었다. 지난 한 달간 KT에서 SK텔레콤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22만117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과거 유심 해킹 사고로 가입자 순감을 겪었던 SK텔레콤이 이번 KT 사태를 계기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1월 한 달간 15만8458명 순증을 기록하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위약금 면제 기간 자사를 떠난 고객이 재가입할 경우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해지 전으로 되돌려주겠다며 적극 유치에 나섰다.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역시 각각 약 5만명, 약 2만6000명 수준의 순증을 기록하며 반사이익을 나눠 가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이 상시화된 가운데 KT의 위약금 면제라는 특수 상황이 맞물려 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열됐다"며 "대규모 이동이 마무리된 만큼 당분간은 시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