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실업수당이 종료된 이후에도 두터운 소득 보전 시스템으로 ‘복지의 함정’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연계형 실업수당은 실직 전 소득의 50~70%를 기준으로 통상 최대 400일간 지급된다. 이 기간이 종료되거나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경우에도 수급자는 노동시장 보조금 등 2차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최후의 안전망인 ‘기본 사회부조’가 추가로 지급된다.
이처럼 실업 이후에도 소득 보전 장치가 연속적으로 작동하면서 노동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핀란드의 실업률은 9.7%(작년말 기준)로 유럽연합(EU)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핀란드 재정은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적자 끝에 -4.5%까지 악화했다. EU 재정 건전성 기준인 3%를 훌쩍 뛰어넘어 시정 조치 절차가 개시될 예정이다.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이 3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핀란드처럼 재정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저성장, 고령화로 복지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국민적 저항으로 지출 구조조정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정경제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연금 등 의무지출액은 작년 364조8000억원에서 2029년 465조7000억원으로 4년 뒤 100조원이나 불어날 전망이다. 복지의 생리상 한번 주어진 혜택은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핀란드 사례는 지속 가능한 복지 설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반면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