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이주비 대출 등 작년 ‘10·15 대책’에 따른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된다면 정부 방안보다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25만여 가구의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등 ‘공급 절벽’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주택 공급의 90%가량이 민간 주도로 이뤄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1·29 대책’에 대해 “실효성 없는 공공 주도 방식에 다시 기대는 ‘과거로의 회귀’에 가깝다”며 “당장 올해만 해도 3만여 가구가 이주해야 하지만 대출 규제라는 벽에 막혀 사업이 멈춰 설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주택진흥기금 투입으로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는 등 사업장별 상황을 고려한 ‘쾌속 추진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에 꼭 필요한 한시적 대출인 만큼 일반 가계대출과 별도의 규정을 적용해 이주를 독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재개발 및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완화하고,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은 양도 제한 시점을 기존 조합설립인가에서 사업시행계획 인가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 시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및 태릉CC와 관련해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발표 효과에 집착한 숫자 맞추기식 공급 확대”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선 학교·녹지 등을 고려해 도시계획을 새로 수립해야 해 최소 2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최대 공급물량은 8000가구다.
태릉CC에 대해선 “구역의 약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된다”며 “사업성, 주민 민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공급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거치며 공급 규모가 5000가구 이하로 축소돼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