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60만달러)이 끝난 뒤 만난 김시우의 얼굴은 기분좋게 상기돼있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4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피어슨 쿠디(미국), 히사쓰네 료(일본)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개막전 소니오픈 공동 11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6위에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3년 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김시우가 1월에 3개 대회 연속 톱 15위에 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시즌 김시우는 비거리부터 샷 정확도까지 모두 뛰어난 감각을 보이고 있다. 올해 3개 대회 12라운드 가운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지막 날 72타를 제외하고는 매번 60대 타수를 적어냈다. 김시우는 “경험이 쌓이면서 좋은 플레이를 계속 이어간 것 같다”며 “특히 후반에 까다로운 홀들이 있었는데 잘 마무리한 것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토리파인스의 사우스코스는 전장 7765야드로 어렵다고 악명이 높다. 지난 시즌 PGA투어 대회 중 가장 전장이 길었고, 페어웨이를 지키기 어려운 코스 4위, 그린을 지키기 어려운 코스 6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김시우는 이번 대회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치는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까다로운 홀이 모여 있는 후반 9홀을 보기 1개로 막아내며 위기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페어웨이를 단 2번만 놓치며 페어웨이 적중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시우는 “변별력 높은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준우승에는 적잖은 행운도 따랐다. 당초 김시우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샷감이 좋아서 대회 개막 일주일 전 출전을 결정했다. 이날 18번홀 그린에서는 김시우의 아내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프로 오지현이 아들 태오와 함께 김시우를 반겼다. 그는 “남편이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을 얻기 위해 실력을 끌어올리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며 “남은 시합도 오늘처럼 계속 잘 쳤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1980년생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의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샌디에이고=강혜원 KLPGA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