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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최초의 독서는 고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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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최초의 독서는 고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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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문학은 우리 모두에게 최초의 독서였어요. 엄마가 자기 전에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같은 것들이 기본적으로 고전이잖아요. 침대에 누워 어린아이에게 '이번주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했어' 같은 뉴스를 들려주지는 않으니까요."


    3일 고전에 대한 에세이집 <오래된 세계의 농담>을 출간한 이다혜 작가는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전은 원초적 이야기의 형태이자 대를 이어 소개받는 작품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년 차 베테랑 에세이스트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 작가는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아무튼, 스릴러> 등 책과 영화에 대한 책을 다수 써냈다. 이번 책 일부 원고는 국내 최대 전자책 구독 서비스 KT 밀리의 서재가 만든 연재 플랫폼 '밀리로드'에 먼저 연재됐는데, 8500종 넘는 '읽을거리'의 각축장에서 13주 연속 상위 10위권(열람 횟수 기준)에 들 정도로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책은 <데미안> <월든> 등 익히 알려진 고전부터 레이 달리오의 <원칙>, 강경옥의 만화 <17세의 나레이션> 등 미래에 고전의 반열에 오를 법한 작품, '나만의 고전'을 오간다.



    고전을 정의하는 기준 중 하나는 '다시 읽는 책'이다. 이 작가는 고전의 매력을 음미할 방법으로 '다시 읽기'를 권했다. "고전을 다시 읽으면서 발견하는 것은 작품의 '새로운' 부분과 나 자신의 '달라짐'이다."

    그가 바라보는 고전은 구태의연한 옛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변화의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고전은 사람들이 오가는 기차역처럼 과거의 나, 또 다른 예술 작품으로 연결되거나 새로운 이야기로 떠날 수 있도록 기능한다. 이 작가는 "고전은 너무 멀리 과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로 작품을 가져와서 자기 삶의 맥락에서 이야기를 다시 읽기 마련"이라며 "같은 <모비딕>을 읽더라도 내가 추억하고 이해하는 <모비딕>과 당신의 <모비딕>이 다른 까닭"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책은 각 작품과 함께 감상하기 좋을 음악이나 영화, 또 다른 책을 함께 소개한다.


    고전 읽기 욕구를 자극하는 글들이지만 에세이 자체의 정취와 재치도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운다. "고전은 읽히기보다는 숭배되는 책이다. 그래서 고전 독서는 종종 파편화된다"고 직격하는 한편, '최애 동양고전'으로 세이쇼나곤의 <베갯머리 서책>을 꼽으며 일상 속 작고 귀여운 순간을 모아둔 "천 년 전 인스타그램 같다"고 공감한다.

    고전 읽기는 더러 '허영심'이라는 눈총을 받는다. 이 작가는 책 서두에서 이런 질책을 산뜻하게 받아친다. "허영이면 어떤가 그 안에 즐거움이 있는걸. 허영심이 없었다면 나는 고전소설을 읽기 위한 노력을 훨씬 덜 기울였으리라고 확신한다."


    뇌에 검색 단축키(Ctrl+F)를 누른 것처럼 적확한 예시를 꺼내와 고전을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주제별로 분류한 수첩 두 권을 비닐 커버로 싸서 다닐 만큼 성실한 기록자이기에 가능한 글쓰기 방식이다. 등장인물이 많고 이름이 복잡한 고전을 읽을 때도 메모는 유용하다. 책 말미에 그는 '고전이 아직 어려운 분들을 위한 몇 가지 비법'으로 기록하며 읽기 등을 권한다.





    기록까지 동원하며 이토록 비효율적인 독서를 왜 해야 할까. "잘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애써 들여다보는 시간, 그 비효율이 고전을 읽는 매력의 핵심이에요. 또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실현한다는 측면, 고전의 어떤 장면이 현실에 솟아오르며 결국 삶을 살아가는 데 자산이 된다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능률적인 일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재밌고요!"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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