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도입하며 제조 현장과 사무 부문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인간과 AI, 로봇이 협업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전사적으로 확산해 글로벌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장인화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 경영회의에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이라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AX(AI 전환)를 통한 그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그룹기술전략회의와 AI 전략 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며 AI를 활용한 제조 혁신과 사무 효율화를 진두지휘해 왔다.
포스코는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50여 년간 축적된 현장 노하우를 AI 데이터로 학습시켜 고품질 제품의 효율적 생산 체계를 구축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포스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문부터 생산, 판매까지 AI 시스템 안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는 AI가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는 물론이고 도금강판의 표면 도금량을 정밀 제어하는 핵심 공정까지 관리한다. 이를 통해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설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예지 정비 기술을 도입해 돌발적인 작업 중단 손실을 줄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장 엔지니어가 직접 AI 모델 개발에 참여해 기술 내재화 수준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파편화된 솔루션이 아니라 통합된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사무 업무 혁신도 병행된다. 포스코그룹은 2023년 사내 업무 시스템에 결합한 ‘P-GPT(Private GPT)’ 플랫폼을 도입했다. 구매, 마케팅, 법무 등 반복적이고 정합성이 중요한 업무에 AI를 적용해 소요 시간과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임직원들의 AI 활용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디지털 기반 일하는 방식 혁신(WX)’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장 회장의 지시로 지난해부터 임원 및 직책자 대상 AI 마인드셋 교육이 진행됐으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단계별 WX 교육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코딩 지식 없이도 누구나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WX 제로톤(Zero-ton)’ 대회를 개최하며 조직 내 AI 문턱을 낮췄다. 제로코딩과 해커톤의 합성어인 이 대회는 직원들이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AI로 직접 해결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