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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산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장의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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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산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장의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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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산업 육성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현재 우리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화두 두 가지이다. AI, 우주항공, 국방과 같은 혁신 분야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방향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기업 가치가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문제는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산업은 성장하는데 시장의 평가는 따라오지 못한다면, 그 간극은 신뢰의 문제로 남게 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기술력이나 성장 의지의 부족이 아니다. 의사결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외부 환경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시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데 있다. 시장은 위험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위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기 어려울 때 기업을 더 보수적으로 바라본다.


    이 때문에 전략산업 기업의 상장 과정은 단순한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상장예비심사는 기업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시장에 “이 기업을 어떤 기준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기준점이다. 특히 이는 거래소가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를 관리하는 제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성장 단계에 있는 전략산업 기업일수록, 상장 과정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판단하느냐는 이후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벤처캐피탈(VC)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상장예비심사에 민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위험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그 위험이 기업의 사업과 의사결정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영향이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지이다. 전략산업에서 불확실성은 출발점일 수 있지만, 관리가 가능하고 설명 가능한 불확실성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구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다. 기업이 외부 환경을 전제로 어떤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고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기보다, 외부 조건을 완전히 정리해 오는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심사는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기보다, 조건 충족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판단 방식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직접 연결된다. 시장이 기업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 그 자체가 아니라, 같은 상황이 나중에 다른 기준으로 다시 평가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상장 단계에서 이미 관리되고 있던 문제가 다시 ‘정리되지 않은 문제’로 평가된다면,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에도 유사한 판단이 반복될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이는 개별 기업을 넘어, 전략산업 전반을 더 조심스럽게 바라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더해,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를 관리할 책임을 가진 거래소가 그 부담을 기업에 과도하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할 경우, 그 효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상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확실성을 기업이 스스로 완전히 해소하도록 요구하는 접근은 제도의 엄격함이라기보다 책임의 이동으로 읽힐 수 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의 사례는 이러한 차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 자본시장은 전략산업 기업을 평가할 때 외부 논란의 존재 자체보다, 그 논란이 기업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관리될 수 있는지를 더 중시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인 팔란티어(Palantir) 역시 다양한 논쟁 속에서 성장해 왔지만, 시장은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이후에야 평가하겠다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대신 리스크를 전제로 한 관리 구조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업을 바라봤고, 시장 시스템을 통해 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왔다. 이러한 환경은 팔란티어가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제도 운용 전반에 대한 점검이다. 논점은 특정 기업의 상장 여부가 아니라, 상장제도가 전략산업 육성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큰 방향에 맞는 책임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있다. 상장예비심사는 엄격해야 한다. 그러나 그 엄격함은 위험을 기업에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을 제도적으로 해석하고 관리하는 기준이 분명할 때 설득력을 갖는다.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론을 서두르는 심사보다 책임과 기준이 분명한 제도일 것이다.

    에잇더블투파트너스 김동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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