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사장)가 대미 투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 투자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로 높이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현대차의 대미 투자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투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투자를 진행해 성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향후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약 37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경고한 가운데 무뇨스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현재 40% 안팎인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80%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단 공장을 짓겠다고 결정하고 그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미국 정부의 이민 단속으로 대규모 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과 관련해선 “올해 상반기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비전이 자동차를 넘어 '테크 기업'이라는 혁신 의지도 밝혔다. 그는 "자동차를 판매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테크 기업이자 모빌리티 기업이 돼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하는 등 로봇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과 중국 시장을 구분해 접근하는 ‘투트랙 전략’도 소개했다. 미국에선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는 대신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중국에선 신규 전기차 모델 20종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방식이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에 경쟁을 가르치러 갔지만 이제는 배우러 간다"고 언급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