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이자 전 중앙은행(Fed·연준) 이사인 케빈 M. 워시를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워시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면, 그간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정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제롬 H. 파월 현 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그는 역대 위대한 연준 의장 중 한 명으로, 어쩌면 최고로 기록될 것"이라며 "게다가 그는 '완벽한 인재'이며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인선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검증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임 연준 의장의 성과는 베센트 장관에게도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부 장관은 자신이 추천한 파월 의장의 행보 탓에 대통령의 신임을 잃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베센트 장관의 업무 수행에 만족하고 있지만, 워시 지명자가 대통령의 기대만큼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베센트 역시 므누신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경제팀에 추가적인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인선 전까지는 각종 추측이 난무했으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재의 경제팀 라인업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이번 인선이 케빈 워시와 연준 모두에게 갖는 중요성을 시사한다. 중앙은행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구이지만,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날 열린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을 재차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금리가 더 낮아져야 한다며 최대 3%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는데, 이는 대다수 경제학자가 적절하다고 보는 수준을 훨씬 웃도는 큰 폭의 인하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