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워시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가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금, 은이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떨어졌다.
30일 워시 전 이사 지명 소식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6.74까지 올랐다. 하루 만에 약 0.6%(0.57포인트) 상승했다. 워시 지명자가 그간 거론된 Fed 의장 후보 가운데 상대적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이 약한 인물로 평가되면서다. 시장에서 당초 예상한 것보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하거나 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은 영향이다.
미 국채 금리도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종가 대비 0.050%포인트 오른 연 4.277%까지 올라섰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564%포인트 상승한 연 4.914%에 거래됐다. 국채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급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24시간 전보다 8.08% 하락한 8만1407달러까지 밀리며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9.52% 급락한 2708달러에 거래되며 역시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주식시장 선물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지주 선물이 모두 하락세였다.
금리 인하 속도 등이 당초 예상보다 둔화되면 시중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위험자산이 전체적으로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미언 보이 윌슨애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바닥을 지탱하던 카펫, 즉 유동성을 걷어내기 시작한다는 신호가 나오면 그동안 금리 인하에 기대어 오르던 금과 가상자산, 채권 등 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한때 트로이온스당 5004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날 5500달러를 돌파한 뒤 급반락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