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이후 당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 의원들은 연일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상대로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본격적으로 6·3 지방선거 준비가 시작되면 한 전 대표 사태가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30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장 대표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최고위원들이 사익을 위해 당 미래를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지난 29일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는데, 박 의원은 이날 제명에 찬성한 송언석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제안했다. 일부 친한계는 한 전 대표 제명을 문제 삼기 위해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음달 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제명에 대한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전 대표와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는 한편 지방선거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다음달 3일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시작에 맞춰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가동해 당협위원장 일부를 정리할 계획이다.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개정 등도 이어진다. 제명 관련 여파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논란을 확산시킬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중진 의원들은 물론 초·재선 의원 일부도 더 언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분위기”라며 “논란이 금방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가까운 인사들은 오히려 친한계를 비판하고 있다.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최고위가 존중한 것인데, 이를 두고 당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은 해당 행위라는 논리다.
한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면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는 31일 지지자들이 여는 ‘제명 규탄’ 집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