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정산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연말정산(2024년 귀속분)을 한 직장인 2107만 명 가운데 70%에 달하는 1485만 명이 세금을 돌려받았다. 많은 직장인이 ‘13월의 월급’을 기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연말정산은 보너스가 아니다. 국가가 개인별 사정을 모두 반영해 매달 정확한 세금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월급에서 일단 세금을 떼어간 뒤, 1년 후 실제 소득과 지출을 반영해 더 낸 세금은 돌려주고 부족하면 추가로 걷는다. 연말정산은 납세자의 권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많은 직장인은 복잡한 세법 탓에 환급액만 확인한 뒤 연말정산을 끝낸다. 구조를 이해하면 세금은 훨씬 단순해진다. 핵심은 과세 기준선을 낮춰주는 소득공제다. 예를 들어 총급여가 5000만원인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과세표준 구간만 보면 24% 세율을 적용받는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 계산은 다르다. 근로소득공제를 적용하면 약 1225만원이 공제돼 과세 기준선은 3775만원으로 내려간다. 이에 따라 적용 세율도 24%가 아니라 15% 구간이 된다. 연봉은 그대로지만 세금을 매기는 출발선이 달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연금보험료와 건강·고용보험료는 전액 공제된다. 주택자금, 신용카드 사용액, 연간 소득 100만원 이하 부양가족도 소득공제 대상이다. 맞벌이 가정에서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인적공제를 몰아주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과세 기준선을 낮출수록 절세 효과는 커진다.
복잡한 계산을 모두 직접 할 필요는 없다. 부양가족 공제처럼 선택이 필요한 일부 항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소득공제는 회사가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공제가 세금을 줄여주는지 알고, 이를 빠뜨리지 않는 것이다.
세금에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담겨 있다. 올여름 출시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3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투자금의 최대 40%를 소득공제로 돌려준다. 장기 투자와 자본시장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메시지다.
연말정산은 귀찮은 절차가 아니라, 내가 낸 세금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이다. 공제 구조만 이해해도 세금은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어렵다’는 이유로 넘기기보다, 최소한 내 권리를 알고 연말정산을 마무리해보자.
< 박상준 삼쩜삼리서치랩 리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