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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자영업자를 일으킬 힘, '상인의 아버지'에게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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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자영업자를 일으킬 힘, '상인의 아버지'에게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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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의 철학
    사사이 기요노리 지음
    김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272쪽│1만9000원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증시는 연일 ‘축포’를 쏘고 있지만, 실물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3%로 뒷걸음질했고, 민간 소비는 전분기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내수 관련 산업도 부진하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각각 3.9%, 1.8% 감소했다. 청년층(20~3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비율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뛰었다. 주식 시장의 활황이 실물 경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내수 경기를 거울처럼 반영하는 자영업자의 삶은 팍팍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562만명으로, 전년보다 3만800명이나 감소했다. 202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잘된다”고 자평하던 시절은 과거에도 드물었지만, ‘장사’를 하는 이들의 삶이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전통적인 방식의 ‘장사’가 한계에 부딪힌 시점, 장사의 본질을 되짚어 보고 어떻게 장사를 해나가야 하는지 각오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나왔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 가나이 마사아키 무인양품 회장, 오카다 다쿠야 이온 명예회장 등 일본 유통업계 거물들이 ‘스승’으로 꼽는 구라모토 조지의 경영철학을 담은 <장사의 철학>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상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라모토 조지는 1948년 상업 경영 전문지 <상업계>를 창간하고 상인들에게 경영 노하우를 전파했다. 그가 남긴 ‘장사 10계명’은 일본 유통업 종사자들의 경영 방침으로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 책은 그의 ‘장사 10계명’을 구라모토 조지가 남긴 문장 100개로 세분화해 구체적인 사례를 곁들여 풀이했다.

    책의 해설을 쓴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는 “구라모토 조지의 말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히면서 그의 ‘장사 철학’에 담긴 깊은 뜻을 되짚어본다. 야나이 창업자의 집무실에는 ‘가게는 손님을 위해 존재하며, 직원과 함께 번창하고, 사장과 함께 망한다’는 구라모토의 경구가 담긴 액자가 걸려있기도 하다.



    ‘손익보다 선악을 먼저 생각하라’, ‘매일 손님에게 유리한 장사를 하라’와 같은 구라모토의 조언은 ‘공자님 말씀’처럼 얼핏 보면 진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말을 곱씹다 보면, 나의 장사가 어디에서 잘못됐고,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느슨한 마음으로 한 일은 전부 잡일이 되고, 진심을 담아서 한 잡일은 훌륭한 일이 된다”와 같은 문구는 꼭 장사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자기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이 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상인은 반드시 수단을 찾아내며,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상인은 반드시 핑계를 만들어낸다”라거나 “고객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동일시하면 정말로 해야 할 일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같은 문구를 접하면 절로 일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을 수 없다.

    구라모토 조지는 “이익을 내려고 하면 번창은 멀리 도망가고, 번창하고자 노력하면 이익은 가까이 다가온다”고 했다. ‘길거리 철학’ 같은 말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을 탈피할 ‘돌파구’를 찾는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제 살을 갉아먹는 식’의 당장의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신은 무엇을 팔고 있는가, 상품인가 아니면 진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짐으로써 진정한 상인으로 살아가는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제시한다.

    “번창이라는 이름의 파랑새는 경쟁점이나 업계의 상식이 아니라 고객 한 명 한 명의 마음속에 살고 있다”는 구라모토의 경구처럼, 위기를 극복할 ‘파랑새’도 머나먼 곳에 숨어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김동욱 한경매거진&북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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