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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주식 없어 서러운데"…뜻밖의 가격 폭등에 '비명' [테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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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주식 없어 서러운데"…뜻밖의 가격 폭등에 '비명' [테크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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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코스피 5000 돌파', '16만 (삼성)전자·90만 (SK하이)닉스' 같은 뉴스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아쉬운 와중에 몇년째 써온 스마트폰을 바꾸려다 가격 인상 소식을 듣곤 더 씁쓸해졌다.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가격 폭등에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주식이 없는 A씨에겐 그저 IT(정보기술) 기기만 비싸진다는 체감만 느껴서다.
    "메모리 금값"…노트북 500만원 시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초 나란히 역대 최고 실적(지난해 기준)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IT 인플레이션'과 맞닥뜨리고 있다. 세계적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귀한 몸이 되면서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주요 IT 기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PC 제품에 주로 탑재되는 저전력 모바일 D램(LPDDR) 제품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급등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해 제조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 원가의 메모리 비중은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돌파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고사양 노트북 '갤럭시 북6' 일부 모델은 가격이 500만원에 육박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웬만한 중고차 가격"이란 반응이 나온다. 갤럭시 북6 가격은 프로 기준으로 300만원대를 처음 넘었다. 전작보다 100만원 이상 훌쩍 올랐다. 모델·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카드·메모리 등 세부 사양에 따라 260만~350만원대까지로 책정됐다. 울트라의 경우 460만~490만원대에 이른다.

    LG전자도 'LG 그램 프로 AI 16인치' 모델 출고가를 전작보다 약 50만원 높인 314만원으로 정했다. 델은 최근 비즈니스용 노트북 가격을 최대 30% 올렸으며 레노버, 에이수스 등 해외 제조업체들도 가격을 이미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AI 서버용 메모리 대응을 우선시하다 보니 범용 D램은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라며 "이런 구조가 소비자용 IT 기기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도 못 피해 간 '메모리 품귀'
    이 같은 메모리 가격 급등은 스마트폰 시장에도 충격을 줄 전망.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애플조차 메모리 가격 인상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애플에 공급하는 LPDDR 가격을 전 분기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애플은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메모리를 조달해 왔지만,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단 메모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 18'의 출고가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등 부품 단가 상승으로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궈밍치는 "시장의 혼란을 기회로 삼아 칩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최소한 출고가는 동결해 마케팅에 유리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돈을 많이 내더라도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짚으면서 "높은 가격으로라도 애플이 메모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애플의 협상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처럼 "메모리 가격 상승 압박은 분명하지만 애플이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 들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과 "하반기 추가적인 LPDDR 가격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출고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애플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애플 기기에 사용되는 첨단 칩의 공급과 관련해 '제약(constraints)'이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상당히 상승함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갤S26 가격도 뛸까…노태문의 고민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 또한 한편으론 가격 상승이 걱정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전개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줄었다. 신모델 출시 효과 둔화와 함께 '원가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분기 실적 변동성은 연말 현실화한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조성혁 부사장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모바일 제품용 메모리 공급 부족 및 가격 급등이 지난 4분기부터 현실화했다"고 털어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저항을 고려해 전작 대비 일반 모델은 10만원 안팎, 울트라 모델은 15만원 내외에서 인상 폭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부 모델을 제외하곤 2023~2025년 출고가를 사실상 동결해왔다"며 "갤럭시 S26 출고가는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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