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 출신 비율이 최근 1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학고·영재학교의 의약학 계열 진학 제한과 내신 경쟁 부담 확대 등으로 특목고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성적 우수 학생의 일반고 진학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이 30일 서울대 ‘2026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정시 합격생 1587명 가운데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포함한 특목·자사고 출신 비율은 25.5%로 집계됐다. 2016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과학고 합격자는 전년 22명에서 10명으로 줄어 54.5% 급감했다. 외국어고도 59명에서 31명으로 47.5% 감소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영재학교 합격자는 48명에서 40명으로 16.7% 줄었고, 국제고는 16명에서 14명으로 12.5% 감소했다.
반면 일반고와 자사고 출신 합격자는 증가했다. 자사고 합격자는 전년 287명에서 310명으로 8.0% 늘었고, 일반고는 999명에서 1037명으로 3.8% 증가했다. 전체 정시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 출신 비율은 65.3%로, 최근 1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사고의 경우, 자연계 교육과정 비중이 큰 곳이 많은데 지난해 의대 모집정원 확대 영향으로 이들 학교에서 서울대 자연계열 합격자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N수생 합격자 감소세도 뚜렷했다. 2026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 중 N수생은 879명으로 전년보다 2.4% 줄었다. 전체 합격자 가운데 N수생 비율도 55.39%로, 2019학년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재학생 합격자는 664명으로 전년 대비 31명(4.9%) 늘었고, 재학생 비율 역시 41.84%로 2020학년도 이후 7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로학원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특목고와 N수생 집단에서 수능 고득점자가 줄어든 점을 꼽았다. 과학고·영재학교는 의대 진학이 제한되는 구조적 요인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유인이 예전보다 약해졌고, 외국어고·국제고도 내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능 최상위권 학생 비중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N수생 감소에는 의대 입시 변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크게 늘면서 수능 고득점자 상당수가 의대와 상위권 자연계 학과에 합격했고, 그 여파로 2026학년도에 재도전에 나선 고득점 N수생이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8학년도부터 도입되는 내신 5등급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우수 학생들이 특목고보다 일반고 진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경우 서울대 정시에서 일반고 비중 확대, 특목고·N수생 비중 축소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