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에서 메달을 목에 건 윤태일(4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0일 윤씨가 지난 1월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인체 조직 기증을 통해 100여명의 환자에게도 희망을 선물했다.
윤씨는 지난 1월 8일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에 부딪혀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윤씨는 생전 가족과 함께 한 의학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어디선가 살아 숨 쉴 수도 있고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도 줄 수 있는 좋은 일 같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이에 가족들은 윤씨의 생전 뜻과 더불어 "운동장에서 뛰기 좋아하던 사람인데 기증하면 누군가는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라며 기증을 결심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윤씨는 중학교 때부터 럭비를 시작해 연세대학교 럭비부를 거쳐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광저우(2010년)와 인천(2014년) 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에서 연속 2회 동메달을 획득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체육 발전 유공자 체육포장을 수상했다.
윤씨는 모든 생활이 딸과 럭비에 집중될 정도로 가족과 럭비를 사랑했다고 한다. 소속 구단 해체 이후에는 재능 기부로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를 10년 넘게 활동했다. 자신의 연차를 모아 합숙 훈련을 가고, 일본 럭비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어를 1년 넘게 공부하기도 했다.
윤씨의 아내 김미진씨는 "여보.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어. 가족으로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고마워.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우리 지수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고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