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다시 한번 '관세 경고장'을 날렸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그가 지금까지의 무역 압박은 시작에 불과했다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취임 후 부과해 온 고율 관세 조치들에 대해 "사실 매우 친절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관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much steeper)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오전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자신이 다른 나라들을 봐주고 있다며, 언제든 관세를 높일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관세 위협'이 예전만큼 통하지 않는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럽의회는 최근 미국의 무리한 그린란드 병합 요구와 관세 위협에 반발해 미국과의 무역 합의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한국 역시 대미 투자 이행 속도가 트럼프 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맹국들이 미국의 압박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더 강력한 '몽둥이'를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예찬론을 펼치며 정당성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관세가 미국에 "엄청난 힘과 국가 안보"를 가져다줬다며, 이를 통해 얻은 수천억 달러의 수입에 대해 "우리는 그걸 돌려주고 싶지 않다"고 못 박았다.
미국 내부의 견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무기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독단적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견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에서 우리와 다투는 사람들은 중국 중심적(China-centric)"이라며 법적 무력화를 시도하는 세력을 '친중파'로 몰아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짧게 종료돼 눈길을 끌었다. 평소 3시간 넘게 내각회의를 주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20여 분 만에 회의를 종료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