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구 대국 상위 4개국(인도·중국·미국·인도네시아)에서 아이폰17 시리즈 돌풍을 일으키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인구 대국 1~2위인 인도와 중국에서 아이폰17 시리즈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심 시장이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아이폰15·16 시리즈를 뛰어넘는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신흥 시장으로 부상한 베트남에선 한때 일부 모델이 품절됐으며 브라질 역시 초기 수요가 높았던 곳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일부 인기 색상 모델이 1분 만에 판매 완료되기도 했다.
애플은 29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에 해당하는 지난해 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의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 늘어난 1438억달러(약 206조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84달러로 19% 증가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8.2%에 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결과"라며 "아이폰은 전례 없는 수요에 힘입어 모든 지역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고 서비스 부문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25억대 이상의 활성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가 인용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데이터를 보면 애플은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9%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점유율을 2%포인트 올려 현지에서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인도 내 아이폰 활성사용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인도 현지 제조 비중을 높이고 5번째 애플 스토어를 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에선 현지 브랜드들을 모두 밀어내고 출하량 점유율 1위를 달렸다. 지난해 4분기에만 점유율 22%를 차지했다. 일각에서 '싱크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던 새로운 카메라 디자인이 오히려 판매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디자인이 현지 시장에선 호감 요인이 된 셈이다.
3위 인구 대국인 미국에선 아이폰17 시리즈 출시 후 첫 6주 동안 전작보다 판매량이 11%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아이폰17 기본형 모델이 신제품 중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본형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프리미엄 모델'로 자리를 잡은 결과다.
미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초기 판매량이 전작을 넘어섰다. 최대 유통채널인 에라자야 디지털의 조이 와주디 CEO는 현지 출시 행사에서 "아이폰17 라인업에 대한 수요는 아이폰15보다 훨씬 높고 대규모 출시 행사가 없었던 아이폰16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최고가 모델인 프로 맥스가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신흥 시장인 베트남과 브라질에서도 돌풍이 불었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최고가 모델 수요가 가장 높은 베트남의 경우 올해 처음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현지 업계에선 이를 아이폰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새로운 변화로는 '기본형 모델의 약진'이 꼽힌다. 성능이 개선된 기본형이 베트남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주요 유통채널에서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브라질에선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 모델이 화제가 됐다. 이들 제품 중 일부 색상의 경우 실제 배송을 받는 데 최장 4주가 걸리기도 했다.
국내에선 이동통신사·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등으로 주문이 몰렸다. 인기 색상은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 1분 만에 판매가 완료될 정도였다. 복수의 유통채널에서도 신규 주문이 중단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판매량 역시 전작을 넘어섰다.
아이폰17 프로 모델에서 시도된 신규 카메라 디자인과 새롭게 선보인 색상 등을 놓고 한때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싱크대 같다"거나 "부장님 폰 같다", "가장 못생긴 아이폰"이란 비난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아이폰17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쿡 CEO는 자사의 역대 최대 실적과 관련해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에 대한 고객들의 놀라운 만족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