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생태계 구축에 ‘총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1차 양자종합계획 발표 및 양자기술 협의체 출범식’을 열었다. 컴퓨팅, 통신, 센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알고리즘 등 양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핵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골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첫머리 발언에서 “우리가 양자에서 뒤처진 것은 맞지만 반도체 등 탄탄한 기술 기반은 양자라는 새로운 전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이번 계획은 우리나라 양자 기술의 첫 중장기 이정표”라고 말했다.
현재 양자 생태계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국 양자기업은 175개에 달한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각각 153개, 46개로 뒤를 잇는다. 미국의 최대 강점은 소프트웨어와 양자컴퓨터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각각의 방식으로 상용화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터를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CUDA 퀀텀, NVQ링크를 기반으로 ‘양자-AI-HPC(고성능컴퓨터)’ 결합 구조를 표준으로 확립하고 있다. 양자 기술은 아직 오류율이 높아 AI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번 정부 발표는 엔비디아 등이 주도하는 이 같은 방식에 올라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개 권역 잇는 ‘퀀텀 고속도로’
미국 빅테크로선 한국이 반도체 등 제조 역량과 양자 기술을 적용할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퀀텀 알고리즘 센터는 오는 7월 양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역 클러스터 구축 이후 들어설 예정”이라며 “엔비디아와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기술 협력을 위한 전문가 조직을 구성하고, 양자컴퓨팅 환경을 공동으로 구축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이날 삼성전자 등이 참여한 양자기술협의체를 발족한 것도 퀀텀 알고리즘 센터와 국내 기업 간 연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협의체에는 국내 각 분야 대표 선수들이 포함됐다. 분야별로는 제조(삼성전자·LG전자), 통신(SK텔레콤·KT), 방산(한화·LIG) 등을 망라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퀀텀 알고리즘 센터와 협의체 등을 통해 목표로 하는 것은 양자 기술 적용 사례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30년까지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5대 분야(양자컴퓨팅·통신·센서·소부장·알고리즘) 양자클러스터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공모를 거쳐 7월 최종 지역을 확정한다. 해외에서는 지역 거점 기반의 생태계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도 2023년부터 콜로라도 등에 양자 기술 기반을 두고, 일리노이에서 양자컴퓨팅 및 통신 역량을 키워왔다. 클러스터 전략은 스타트업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조용훈 KAIST 국가양자팹연구소 소장은 “양자 기술은 태동기에 있는 만큼 연구실과 산업의 거리가 매우 좁은 기술 분야”라며 “글로벌 양자 생태계는 클러스터에서 나온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온큐는 2015년 듀크대와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창업했고, 순수 양자기업으로는 최초로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