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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축하 행사서 "투자는 의무" 강조한 美 상무장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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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축하 행사서 "투자는 의무" 강조한 美 상무장관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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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어스름이 깔린 28일(현지시간) 오후 6시경, 워싱턴DC 내셔널몰 인근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AA) 앞은 조용히 북적였다. 검은 색 대형차량들이 줄지어 손님을 내려주고 떠나기를 반복했다. 폭설이 그친 후 영하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비교적 얇은 파티 복장의 손님들은 들뜬 얼굴이었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앤디 김(민주·뉴저지) 등 미국 상원의원들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최고경영자(CEO) 등 정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삼성그룹은 이날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의 성공적인 첫 해외 전시를 기념하는 갈라 행사를 진행했다. 전시가 진행되는 NMAA 관람 투어를 거쳐 저녁 6시반께부터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AIB)에서 리셉션 및 본 행사가 이어졌다.



    ○‘문화보국’ 정신 소개
    이날 행사는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글로벌 무대에서 알리는 자리이자, 한미동맹의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했다. 미국 정계는 물론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결집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현장에 먼저 들러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삼성 일가가 총출동해 손님들을 맞았다. 이 회장의 딸 이원주 씨와 이부진 사장의 아들 임동현 씨도 참석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키가 크고 체격이 다부진 아들의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미술품 기증의 토대가 된 사회공헌 철학인 ‘문화보국(문화로 나라에 보답한다)’을 소개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국민들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이날 행사에 ‘한미동맹의 뿌리’인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특별히 초청했다. 그는 “3만6000명이 넘는 참전용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국의 번영은 없었을 것”이라고 치하하고, 참석한 네 명의 용사들과 일일이 손을 잡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투자” 강조한 러트닉
    백악관 관계자들에게도 이날 행사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위시해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부 장관,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마이클 더피 국방부 차관이 행사장을 방문해 삼성과의 접촉을 강화했다.



    참석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러트닉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국이 이룬 경제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양국 간에 현재 필요한 진정한 협력은 미국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대미투자가 ‘선택’이 아니라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삼성이 이런 투자를 잘 하고 있는 “모범 기업”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서 관련법(대미투자특별법) 통과가 더딘 점을 들어 관세 인상을 위협한 것과 관련해 일부 참가자들과 대화하면서 “한국 국회가 승인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정계 리더들도 일제히 집결했다. 공화당에서는 반도체공장이 있는 텍사스주의 크루즈 의원, 가전공장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팀 스콧 의원, 팀 쉬이·스티브 데인즈(몬태나), 토미 튜버빌(앨라배마), 짐 뱅크스(인디애나), 해거티(테네시) 의원 등 8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북미총괄법인이 있는 뉴저지의 김 의원을 비롯해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개리 피터스(미시간),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마리아 캔트웰(워싱턴), 피터 웰치(버몬트) 상원의원이 행사장을 찾았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와 강경화 주미대사 등도 자리를 빛냈다.



    지난해 11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당초 예정보다 1주일 늦게 개막한 전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입소문을 타면서 미 동부 일대에서 ‘꼭 가봐야 하는 전시’로 자리매김했다. 그간한국 문화재 전시가 드물어 갈증을 느껴 온 한국계 관람객들은 가족과, 친구와, 각종 모임에서 거듭해서 전시를 찾는 ‘N차관람’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감동을 넘어 감사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비(非) 한국계 관람객들은 때마침 불어온 K-문화 열풍의 ‘원조’를 즐길 수 있는 귀한 기회를 반겼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인기를 누린 ‘K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 캐릭터(더피)와 닮은 법고대 사자상과 주제가 ‘골든’의 배경으로 등장한 일월오봉도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전시에는 이날까지 총 6만1000여명이 방문했다. 2월1일 폐막까지 6만5000명 가량이 방문할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예상했다. 하루 평균 874명 꼴로, 스미스소니언에서 열린 유사 규모 전시회 관람인원의 두 배 이상이다. 행사는 이후 3월 시카고예술박물관, 9월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이어진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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