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다.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TV·가전 사업에서 6000억원 적자가 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삼성은 단기적으로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적용한 갤럭시S26 시리즈를 출시해 실적 반등을 노리는 한편 휴머노이드 로봇,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먹거리에서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해 중장기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X부문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000억원) 대비 1조원 줄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으로 1년 전(2조1000억원)과 비교해 1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TV·가전 사업부는 2000억원 흑자에서 6000억원 적자로 돌아서며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스마트폰 실적이 주춤한 것은 신모델 출시 효과가 줄어든 가운데 제조 원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삼성은 1분기 갤럭시 S시리즈, 3분기 폴더블 시리즈를 출시한다. 1~3분기를 합한 MX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2조9000억원으로 전년(10조6000억원)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초슬림’ 갤럭시 Z폴드7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AI리더십’을 통해 스마트폰 업계를 덮친 원가 상승 충격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내년 2월 공개되는 갤럭시S26 시리즈엔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더욱 고도화된 에이전틱AI가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 에이전틱AI 경험 극대화를 통해 이익 감소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TV·가전은 중국발 저가 공세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75인치(형) 이상 초고화질 TV가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수요가 견조하다”고 언급했다. 생활가전은 지난해 11월 인수한 유럽 HVAC 업체 플랙트그룹을 통해 AI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이날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대비 측면에서 휴머노이드 사업에 대해서도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인수를 완료한 협동로봇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