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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美 앤트로픽 투자로 '주가 점프'…AI 기술력도 재조명[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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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美 앤트로픽 투자로 '주가 점프'…AI 기술력도 재조명[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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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유심 해킹 사고의 여파로 5만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 1월 초까지만 해도 큰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19일부터 외국인이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국내 통신주가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SK텔레콤이 보유한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지분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이번 상승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날지 구조적 재평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앤트로픽 투자로 20배 ‘잭팟’


    올해 들어 SK텔레콤 주가는 28.97% 상승했다. 연초 5만3300원이던 주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7만원대로 올라섰고 1월 27일에는 장중 15.86% 상승하며 7만1600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통신업종이 약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나온 반등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증권가는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 글로벌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에 대한 투자를 꼽는다. SK텔레콤은 2023년 8월 앤트로픽에 약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해 약 2%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3500억 달러(약 46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증권가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2조~4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 투자금의 20배 이상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 지분 평가액이나 매각 계획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지분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인 지분 매각이나 차익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투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SI)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함께 다국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 중이며 통신 환경에 특화된 LLM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독파모’ 프로젝트로 기술력 입증


    정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일명 독파모 프로젝트)도 SK텔레콤의 AI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요인이다. SK텔레콤은 최근 1차 평가를 통과해 LG AI연구원과 함께 2단계에 진출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예산 2조5000억원 규모로 정부는 최종적으로 두 기업을 선정해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연구 인프라를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2단계 평가는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닌 자체 가중치 기반 독자성, 실제 적용 가능성, 글로벌 벤치마크 성능 등 다양한 항목에서의 정밀 검증으로 진행된다. 1차 통과만으로도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역량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이 단순한 통신사를 넘어 ‘AI 기술 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당장의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의 무형자산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정적인 본업의 현금흐름 위에 AI 기술력이 더해질 경우 기업가치 산정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 개선과 배당 정상화가 관건


    그간 주가를 눌러왔던 배당 관련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분위기도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분기 배당을 중단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4분기 배당 지급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실적 부담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배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약 200여 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평균 4년 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최대 5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보상안을 제시하며 유사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1210억원)를 약 13% 하회한 10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인력 효율화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의 본업 경쟁력도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 수는 3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치열한 통신시장 경쟁 속에서도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이 본업에서 나온다는 점은 SK텔레콤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AI가 주가를 이끄는 신성장동력인 것은 맞지만 본업의 견고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SK텔레콤은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의 중장기 실적 개선과 배당 정상화가 향후 주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5000~60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 50%를 적용할 경우 주당배당금(DPS)은 2500~3000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도 SK텔레콤의 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배당소득에 대해 별도 과세가 가능해지는 만큼 SK텔레콤이 과거 수준의 배당을 회복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



    증권사들은 올 들어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목표가를 7만1000원으로, 대신증권은 6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하나증권은 기존 5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가 급등은 단순한 테마성 반응이 아니라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던 SK텔레콤의 무형자산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한 신호”라며 “AI 기술력과 안정적인 통신 본업이 결합한 새로운 투자 프레임이 적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AI 상용화 진척도와 정부 프로젝트 선정 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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