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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한 스패너 대표 "건설현장 인력난, ‘피지컬 AI’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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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한 스패너 대표 "건설현장 인력난, ‘피지컬 AI’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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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현장은 지금 ‘2030년 인력 절벽’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숙련공은 은퇴하는데 신규 유입은 끊겼죠.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대안은 결국 장비의 자동화, ‘피지컬 인공지능(AI)’뿐입니다.”


    이명한 스패너(XPANNER)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0년 6월 설립된 스패너는 건설기계에 AI와 센서 기술을 입혀 ‘자동 로봇’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다.

    스패너라는 사명은 '익스트림 스패너(eXtreme sPANNER)'의 준말로 "건설산업의 모든 문제를 고치는 솔루션, 현장의 마인드로 기술을 풀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산, 볼보 출신 '현장통'이 뭉쳤다

    이 대표는 두산,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현 HD건설기계) 등에서 15년가량 해외 서비스, 사업 전략, 조직 개발 등을 담당했다. 두산밥캣 유럽법인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자동화 기술이 북유럽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을 보고 건설 자동화 솔루션 시장에 확신을 얻었다. 2019년부터는 두산인프라코어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을 담당하며 창업 생태계에 눈을 떴다.


    지인들도 뜻을 함께했다. 기업 인수·합병(M&A), 벤처 투자 전문가인 박주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볼보건설기계에서 자동화 기술을 담당하던 신흥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이 대표는 “북유럽이나 미국 건설 시장은 인력이 크게 부족해 자연스럽게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체감했다"며 "그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미국 에너지 현장 '러브콜'...매출 급성장

    스패너의 진가는 미국 시장에서 먼저 드러났다. 핵심 제품인 건설기계 자동화 솔루션 ‘X1 키트’가 효자 역할을 했다. X1 키트는 태양광·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에너지 설비 현장에서 활용되는 '파일드라이버'(말뚝을 막는 기계) 등 건설기계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스패너는 블랙앤드비치(Black & Veatch), 한화큐셀, 몰텐슨(Mortenson) 등 미국 현지 최상위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을 잇달아 고객사로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굴삭기에 일종의 '로봇 팔'을 달아 태양광 패널을 자동으로 옮기는 자동화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 사람이 30kg에 달하는 패널을 하루 450번씩 옮겨야 하는 고된 작업을 대신해주는 솔루션이다.


    스패너의 성과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2023년 8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목표는 600억원이다. 스패너는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 미디어 빌트월즈가 선정한 글로벌 건설 로보틱스 기업 '톱50'에 최근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최근 스패너는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장비에 장착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세트를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구독 모델(SaaS)’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객사는 수억 원대 장비를 자산으로 취득하는 부담을 덜고 현장에서 구독 서비스를 택하는 의사결정을 즉시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표는 “장비에 부착된 일종의 ‘셋톱박스’를 통해 현장의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모인다”며 “설계 도면대로 땅을 팠는지, 공정률은 어느 정도인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준공 도면 데이터’ 등이 우리 플랫폼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테스트베드로 글로벌 영토 확장

    스패너는 미국 시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한국 내 특수 토목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오수관 공사 등 높은 정확도가 필요한 현장 등이 타깃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 등과 기술 검증(PoC)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패너는 부산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지역 업체들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기술을 개발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건설은 보수적인 산업이지만 실무자의 마음을 얻는 기술은 반드시 살아남는다”며 “스패너 솔루션을 전 세계 어디서든 구독할 수 있는 ‘건설업계의 넷플릭스’처럼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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