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4번의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그중 2번(6·27, 10·15 대책)의 강력한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8.98%나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5월 9일로 끝나는 규제 지역 내 양도세 중과를 더 이상 유예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그 외에도 비거주 1주택자에게 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불합리하다는 발언 등 세제와 관련된 일련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향후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관련 세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정책의 배경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해 왔던 “불로소득은 철저하게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나오게 함으로써 공급을 늘려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장 세제를 고칠 건 아니지만 토론해 봐야 할 주제들”이라고 언급했으므로 늦어도 6·3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에 관한 본격적인 토론과 공론화를 거친 뒤 새로운 규제 강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만료되는 5월 10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2주택자에 대해서는 기본세율(6~45%)에 20%가 가산되며 3주택자부터는 30%가 가산된다. 특히 양도세는 소득세이기 때문에 지방소득세 10%를 포함하면 이보다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도입되어 꾸준히 강화되었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2022년 5월부터 지금까지 매년 시행을 유예해 왔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면제가 끝나는 5월 9일까지 세금이 무서운 일부를 제외한 주택 소유주들은 매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매물이 나오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한 상태에서는 매수자가 선뜻 주택을 매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주택자 대부분은 전세나 월세를 주고 있을 것인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에 대해 2년 실거주 조건이 있어 다주택자 매물은 세입자를 내보내야 매수할 수 있다. 그런데 매수자가 입주하려면 6개월에서 2개월 이내 세입자에게 이사 가야 한다고 통보해야 한다. 혹시라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거나 나가야 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나가지 않으면 매도가 어려워진다. 다주택자가 운 좋게 주택을 매도했다면 당연히 똘똘한 한 채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투자는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는 지역, 서울의 강남권, 한강벨트 그리고 정비사업으로 미래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보다 주택의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간 버티기에 들어가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오른 주택가격이 굳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전세가격까지 상승하고 있어 양도세 강화는 오히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다.
타인에게 주택을 넘겨 양도세까지 내는 대신 자녀 또는 친족 등에게 증여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실제 지난 2017년 4.5%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은 2020년 다주택자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3배 수준인 14.2%로 늘어났었다.
정부는 이번에 주택을 매도하지 못하거나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보유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한 말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이다.
보유세가 대폭 인상되면 조세 반발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단계적으로 적게 오르면 오르는 만큼 전월세와 매매가격에 전가되는 조세전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조사 기준 전국의 소유 주택 1268만4099가구의 45%에 해당하는 576만4918가구를 은퇴 시기가 된 60세 이상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서울 주택으로 좁히면 60세 이상 보유 비중은 46%로 높아진다. 따라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면 한 집에 오래 거주한 고령자가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는 당장 소득이 낮은 60세 이상 은퇴자들의 조세 저항을,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조세전가를 불러올 수 있다.
규제가 답은 아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도 없다. 60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고향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면 양도세를 완화해 주고 주택을 매도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향후 부동산 관련 조세, 특히 보유세 강화는 부동산 전문가와 국민들 모두를 대상으로 토론하고 공론화해서 중장기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결정되기를 바란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