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이 그룹 뉴진스 탬퍼링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해당 사안은 "특정 기업의 주가 부양 또는 시세조종 시도를 획책한 뉴진스 멤버 한 명의 가족과 특정 기업인이 벌인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민희진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는 28일 서울 종로구 교원종각빌딩 챌린지홀에서 '민희진 뉴진스 탬퍼링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뉴진스는 해린, 혜인, 하니가 소속사 어도어로 복귀했고, 다니엘은 지난해 12월 어도어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로 팀에서 퇴출됐다. 이후 어도어는 다니엘과 다니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43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및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어도어는 이들에 대해 "이번 분쟁 상황을 초래하고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변호사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중 다니엘만 계약을 해지해 뉴진스를 해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소송에 멤버들 가족을 악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 뉴진스의 해체를 염려하며 최소한의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뉴진스 탬퍼링 의혹은 2024년 9월 말 민 전 대표가 XX링크의 박 모 회장을 만나 새 회사 설립을 위한 투자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제기됐다. 당시 민 전 대표는 외부 투자자 접촉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결과적으로 투자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박 회장은 민 전 대표의 입장 발표로 주가 하락 등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민 전 대표 측은 '민희진 뉴진스 탬퍼링' 의혹의 배경에는 뉴진스 멤버 한 명의 가족과 특정 기업인이 결탁한 주식시장교란 공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러한 주가조작 공모 세력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을 악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려 한다는 것을 하이브의 경영진이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2024년 6월께 뉴진스 멤버 한 명의 아버님으로부터 "내 형이 인맥이 넓고 연줄이 있으니 하이브와의 협상을 맡겨주면 잘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민 전 대표는 형 이 모 씨의 연락처를 2024년 7월 26일 받았으나, 이 씨는 2024년 8월까지 아무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2024년 8월 27일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이후 2024년 9월 9일 이 씨는 다시 민 전 대표에게 연락해 하이브의 핵심경영진인 신영재와 나눈 텔레그램 메세지를 보여주면서 신영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하이브와의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당시 민 전 대표는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해 레이블의 독립적 운영만 보장해준다면 풋옵션도 포기할 수 있다"며 신영재와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씨를 신뢰하지 않았던 민 전 대표는 2024년 9월 28일 직접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와의 면담에 나섰다.
현장에서 공개된 녹취에서 이재상 대표는 민 전 대표와의 대화 중 돌연 XX사이언스, XX링크 등 회사명을 거론하며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회사명을 들은 민 전 대표는 "뭐요?", "전혀 모르겠는데"라며 어리둥절해했고, "무슨 회사인데"라고 물었다. 이에 이재상 대표는 "만나지 말라", "똥파리가 꼬일 거다" 등의 말을 했다. 민 전 대표는 "투자 이런 거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지금은 하이브가 나를 이렇게 죽이려고 드르렁대고 있는데 내가 미쳤다고"라며 분노했다.
이재상 대표와의 만남 바로 다음 날인 2024년 9월 29일 이 씨는 민 전 대표를 찾아와 "XX링크 박 모 회장이 방시혁의 자존심을 꺾어 합의에 나서게 할 묘안이 있다"며 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후 민 전 대표는 이 씨에게 이재상 대표가 언급했던 회사에 대해 물었고, 이 씨는 "XX사이언스는 박 회장, XX링크는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라고 설명했다.
2024년 9월 30일 민 전 대표는 이 씨의 권유로 박 회장과 만났다. 해당 만남은 이후 온라인 연예 매체 등을 통해 '뉴진스 탬퍼링 의혹'으로 보도됐었다.
박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희진이 '어도어 회사를 나와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려야 뉴진스를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으나, 민 전 대표 측은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이 자리에서 민 전 대표는 박 회장과의 만남에서 50억원을 투자받아 XX사이언스, XX링크를 인수한다거나 뉴진스를 어도어로부터 빼온다는 얘기를 한 사실이 일체 없다"고 반박했다.
이 씨와 박 회장은 'ICAE 2024 지구환경 국제 컨퍼런스'에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를 데리고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경영권에 문제가 가지 않도록 방시혁이 다시 재투자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둘을 의심하며 박 회장과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녹취록은 이미 경찰에 제출된 상황이라고 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박 회장과의 만남, 박 회장 단독 인터뷰 등이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배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이익을 얻은 집단이 하이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근거로는 민 전 대표가 XX사이언스, XX링크에 대해 알기도 전에 이재상 대표가 먼저 언급했다는 점을 들었다.
김 변호사는 "K팝 내부의 자율성 문제를 대통령도 패가망신시켜야 할 정도로 근원을 없애야 하는 자본시장교란세력이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고 이를 언론이 이용 당했거나 함께 이용했고, 하이브 경영진과 대주주는 자신의 소송에 유리하게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경영진 및 대주주를 향한 해명을 요구함과 동시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인터뷰를 보도한 기자 및 매체 편집국장을 형사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회장에 대해서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즉 부정거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