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일본산 주류 수입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 여행을 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일본산 맥주, 사케 등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와인과 위스키 등의 수입량이 감소 중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주류 수입액은 총 1억3739만달러(약 1987억원)로 전년(1억2149만달러) 대비 13.09%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주류 수입액은 2019년 '노재팬 운동'이 불면서 2018년 1억412만달러에서 2020년 2070만달러까지 급감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2023년부터 다시 1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일본 맥주와 사케가 전체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 작년 일본 맥주 수입액은 7915만달러였다. 전년(6745만달러) 대비 17.35% 증가했다. 일본 맥주가 강세를 보였던 2018년의 기존 최고치(7380만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작년 맥주 전체 수입액이 전년 대비 5.1% 증가한 2억1581만달러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일본 맥주 수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사케(청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2748만달러어치 수입됐다. 전년도(2296만달러)에 비해 19.6% 뛰었다. 사케 수입은 2021년 1416만달러에서 4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국내에서 주류 소비가 줄며 주류 수입이 감소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국으로 수입된 전체 주류 수입액은 12억7378만달러로 2022년 16억504만달러에서 최근 3년간 매년 감소 중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이 주 수입국인 와인은 수입액이 2022년 5억8128만달러에서 작년 4억3428만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일본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일본 주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본을 여행한 한국 관광객은 946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2024년보다 15.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크게 뛰었지만 원·엔 환율은 안정적이었고, 동남아시아 치안 불안 등의 요인도 겹쳐 일본 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주류 수입업체의 마케팅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블랙핑크와 협업한 '스페셜 에디션' 캔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제니, 로제, 지수 에디션이 출시됐고 다음달 5일 리사 에디션이 공개된다. 삿포로맥주의 겨울 한정판 제품인 '삿포로 겨울이야기'는 전년에 비해 물량을 4배 이상 늘렸지만 모든 수량이 품절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추성훈을 모델로 내세운 일본식 사케 ‘아키그린’을 출시했다. 와인 수입업체인 나라셀라도 사케 수입에 뛰어들었다. 최근 일본 효고현 명문 양조장의 프리미엄 사케 '메이조 준마이다이긴죠 마루 와라이'를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영향으로 일본 맥주의 수입 단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유통사들이 일본 맥주 물량 확보를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와인이나 위스키에 비해 일본 맥주나 사케는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만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