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80% 뚝 … 투자자 눈물
전인구 “기관 조단위 순매수 지속”
지엘리서치 “대형주 흐름 보고 판단”
증권업계 “국장 입장은 지능순”
“눈 감고 아무거나 사도 이것보단 나을 듯” “4자 오나 했는데 이젠 2자 보는 거 아니냐” “주식 계좌가 녹고 있어요”.강세장에도 네이버 한 종목토론실에는 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곱버스(지수 하락 추종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이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1억 넣었으면 1년 만에 1600만원 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주가는 377원이다. 1년 전(2025년 1월 31일 2365원)보다 84.06% 폭락했다. 당시 1억원을 투자했다면 평가액은 약 1600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마이너스 2배수(-2배)의 수익률로 추종하는 파생상품 및 집합투자기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필요에 따라 증권의 차입 매도 등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레버리지를 걸어서 수익이 2배로 나는 것이다. 하락에 베팅하는 초고위험 단기 상품으로 증시가 강세장일 땐 계좌가 순식간에 녹는다. 다만 일별 -2배를 매일 재설정하는 구조상 상승·하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선 복리 효과로 가치가 깎이는 경향이 있다.
1년간 코스피지수(2025년 1월 31일~2026년 1월 30일)는 107.55% 폭등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 어닝 서프라이즈로 지수를 견인했다. 이 때문에 ‘곱버스’ 투자자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상 5000포인트를 돌파했는데 과연 곱버스 투자자는 희망이 보일까. 지난해 1월 월평균 거래대금이 2676억원에서 12월 4667억원으로 급증했다. 1월은 6900억원(28일 기준)으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기관 코스피·코스닥 순매수 행진 … 단기 급락 쉽지 않을 듯”
124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전인구 씨는 “코스피·코스닥 동반 강세에도 개인들은 매도를 던지고, 기관이 받치는 형국이다”며 “과거를 떠올리면 일정 지수 도달 시 급락장을 경험한 개인들이 학습 효과로 하락에 돈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세장에 대형주를 못 사서 수익률이 절실한 개인들이 그 속도를 따라잡고자 레버리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요한 건 하락에 베팅해 최근 개인 순매수 상위 톱10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3~4주 연속 기관 주도로 한국 증시를 들어 올리는데, 이는 정책 기대감을 갖고 조 단위 순매수 행진이다”며 “향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곱버스’는 일봉을 추종하기에 복리로 자산이 깨질 수 있다”며 “단기로 흐름을 맞추는 게 아니라면 결국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가 하락해도 ETF 주가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단 것을 의미했다.

박창윤 지엘리서치 대표는 “투자예탁금이 지난 27일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연일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 중인데, 이는 증시 대기 자금이 매우 풍부하단 뜻으로 트럼프 관세 이슈와 같이 펀더멘털에 실질적 영향을 주지 않는 이벤트성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분기 중 지속적 영업이익의 개선이 예상되고 현대차그룹 역시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 추진 기대감 속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2차례 금리 인하 기대와 일본과 미국의 엔화 강세 구두 개입과 트럼프가 지지하는 약달러 기조는 외국인 수급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는 “종합적인 요건들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가 상징적인 5000포인트를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단기간에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같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단순히 지수 레벨만을 근거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방향성과 타이밍이 핵심이므로 상승 추세 땐 손실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같은 대형주의 흐름을 잘 보고 Fed의 기준금리 정책 등 글로벌 환경을 점검한 후 실적 둔화나 매크로 악화로 인해 하락 흐름이 길게 이어지는 국면이 확인될 때 인버스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 아니라 국장 입장이 지능순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단기 과열로 숨 고르기 조정을 예상하는 세력과 거침없이 추가 상승을 바라는 세력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며 “단기 과열이 기간 조정의 명분이 될 수는 있지만 증시 대시세 전환을 막진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재명 정부 주도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 기술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시장을 꾸준히 우상향 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JP모간과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6000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8일 코스닥지수 목표치를 1300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1월 증시 거래대금 또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며 풍부한 유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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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