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공개 부동산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메리츠증권 전직 임직원들이 1심에서 나란히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증재·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메리츠증권 전무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박씨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경법상 수재·업무상 배임)로 재판에 넘겨진 메리츠증권 전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징역 5년과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각각 4억6178만여 원, 3억8863만여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박 전 전무에 대해 “부하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도와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직원들이 대출 중개·대리 업무를 수행하자 그 대가로 2년 8개월 동안 직원들에게 8억5041만여 원을 공여했다”며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부하직원들의 지위를 이용해 대출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매각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에 따라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득했다”며 “이 같은 방법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배분할 때는 부하직원의 가족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송금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직무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고, 이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에게 취득 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알선을 청탁한 뒤 대가를 주고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부하직원인 김모씨와 이모씨는 2014년 10월~2017년 9월 박씨로부터 부동산 담보대출 알선 청탁 대가로 각각 4억6000만 원과 3억8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10~12월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PF 기획검사를 실시하고, 임직원의 사익 추구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당시 박씨가 가족법인을 통해 9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하고, 3건을 처분해 100억 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