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사상 첫 80만원 고지까지 오르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고객사 다변화와 글로벌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 등이 주요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140만원도 등장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직전일 대비 6만4000원(8.7%) 오른 8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을 포함해 종가 기준으로도 80만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관세 압박'으로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던 SK하이닉스는 HBM 고객사 다양화 소식에 다시 한번 주가가 움직였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자체 인공지능(AI) 칩 '마이아 200'에 HBM을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엔비디아에 쏠려 있는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대형 빅테크 기업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아 200은 칩 하나당 총 216기가바이트(GB) 규모의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하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12단 HBM3E(5세대)가 6개씩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 계약이 특정 업체에 국한됐던 공급 병목 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반도체 생산 기업이 가격 결정권을 갖는 공급자 우위의 환경을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발언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에서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는 지금(지난해 6월 200조원 돌파 당시)보다 10배(2000조원)는 더 커져야 한다"며 "몇 년 후면 SK하이닉스의 시총 목표를 1000조원, 2000조원으로 더 높여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는 2~3년에 걸쳐 칩을 개발하다가 이제는 매년 새로운 칩을 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 속도로 따라와 줄 수 있는 회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엔비디아 가속기의 병목을 없애는 건 아직까지는 하이닉스와 TSMC만이 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에 HBM4(6세대) 샘플을 공급한 후 막바지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40만원으로 훌쩍 높인 보고서까지 등장했다. 글로벌 IB 기업인 씨티그룹은 전날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40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국내에서 앞서 제시된 목표가 상단 112만원과 비교하면 25%, 현재 주가 대비로는 75% 각각 오른 수치다.
씨티그룹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널뛰었으나 이제는 고객 맞춤형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선주문이 밀려들며 고객사들은 1년 전부터 계약을 체결해야 해 공급자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실적 가시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범용 D램과 낸드 평균 판매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120%, 9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15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